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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을.


올 가을은

느닷없이 추워져서

나뭇잎들이 파란채로 마를 것이라고 그랬지만

그렇지 않다.

조금씩 조금씩 물들어

거리가 노랗고 붉다.


거리는 아름답고

더 아름다운 것은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이다.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걸어온다.

까닭 없이 깔깔 거리며 오는 그들

아름답고 건장하다.


머리가 허옇고 구부정하고 쇠락한 사람들이 느릿느릿 길을 건넌다.

한평생을 살아내고 있는 그들도 아름답다.


우주는 항상 알아서 스스로 제 갈길을 가고

우주를 닮은 사람들도 제 갈길을 간다.


이 갤럭시 안에서

제일 아름다운 지구는

오늘 온통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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