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까? 2
호모루덴스, “놀이하는 인간”
현대 직장인들의 가장 큰 문제가 노동과 놀이를 혼동한다는 것 이다. 명확한 개념도 없고 뒤죽박죽 섞여 있다. 직장생활은 기본적으로 노동이다. 노동하는 시간이지 놀이하는 시간이 아니다. 재미 있고 행복한 시간은 아니라는 거다. 재미와 행복이 거의 없는 노동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하니까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여기저 기 헤매고 다니는 거다. 우리가 일에서, 노동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생각하는 것은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현대인들은 행복 지향자이기 때문에 늘 행복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내 삶의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있는 시간은 일하는 시간인데 이 시간이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앞에서 많이 언급했다. 금이 없는 곳에서 금을 찾겠다고 죽어라 땅을 파 고 있는 사람들이다.
금이 없는 곳에서 금을 찾겠다고 죽어라 땅을 파고 있는 사람들
두 번째로 그렇게 생각하도록 계속 교육을 받아서 학습된 것이 다. 우리 한국인들은 아주 어릴 적부터 일이 최우선이라고 교육받 는다. 일은 즐거워야 하고, 일을 할 때는 행복해야 하고, 일이 인 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산업화 세력이 만든 논리로 끊임없 이 교육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논다고 하면 뭔가 죄책감을 느낀다. 내 행복을 일에서 찾아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런 영향으로 아주 가끔 재미있게 놀고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이런 생각이 드 는 거지. “내가 지금 이렇게 놀아도 되나? 이 시간에도 열심히 일 하는 사람들 있을 텐데, 자기계발 하는 사람 있을 텐데. 나만 뒤처 지는 게 아닐까?” 놀면서도 불안해한다.
그리고 시간을 낭비했다 고 생각하고 재밌게 논 자기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즐기는 자기만 의 놀이가 없다. 이것이 우리가 노동에서 행복을 찾는 두 번째 이 유이기도 하다. 남들과 경쟁해야 하고, 남들보다 앞서가야 한다는 우리의 강박관념이 우리 삶에서 놀이를 없애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삶에 즐거운 놀이는 없고 노동만 남아 있는 거다.
그런데 인간은 본능적으로 끊임없이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데 우리 삶에 놀이가 없으니까 일에서, 노동 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하는 거다. 잘될 리가 없다. 금이 없는 곳에 서 금을 찾겠다고 죽어라 땅을 파고 있는 상황인 거지.
우리가 살면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우리는 행복 을 꼭 일에서만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것부터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는 재미있게 행복하려고 사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난 언제 행복한가? 노동할 때 행복한가? 일요일 저녁 에 “아 이제 하룻밤만 자면 출근이다. 완전 기대돼.” 이런 사람은 없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거, 하면 즐거운 거, 가슴 떨리는 거, 이걸 하면 내가 막 행복해, 뭐 이런 게 있지 않은가?
이미지 출처 : "나는 왜 일을 하는가?" 본문 삽화호모루덴스, “놀이하는 인간”
이것을 할 때 인간은 행복하다고 느끼고 이것이 놀이라는 것이다. 이게 바로 하위징아가 이야기하는 호모루덴스, “놀이하는 인간” 이다.
한마디로 사람은 놀이할 때 행복하니까 좀 놀아야 된다는 거다. 여기서 오해금지. 놀이할 때 행복하다고 항상 놀 수는 없다. 항상 놀면 백수다. 사람이 일을 해야지. 일을 해야 놀이할 자격이 생기는 거다. 행복할 권리가 생기는 거지.
여기서 또 하나 오해금지. 그렇다면 노동하는 시간은 놀이를 하기 위해 치르는 행복의 비용 같은 시간이야?
직장생활은 노동하는 시간이니까, 행복이 거의 없는 곳이니까 놀이하는 시간을 위해 그 냥 참고 버텨야 하는 시간이야? 이런 의문을 품을 수 있다.
그건 아니다. 일은 정말 소중한 행위이다. 단순하게 돈만 버는 수단이 아니다. 당신이 일을 돈만 버는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일은 더욱 힘들어진다. 일이 힘든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다시 돌 아왔다. 그래서 당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한 환상이 있는 거다. 금이 없는 곳에서 금을 찾겠다고 죽어라 땅을 파고 있는 사람들)? 행복하게 살 수 없지. 행복하게 살 수 없지.
그렇다면 일의 본질은 무엇일까? 일에 대한 생각을 다음 장에서 정리해 보겠다
작가 e-mail : jjskw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