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그 이름의 무게

by JJ

돈, 그 이름의 무게

어릴 적, 나는 돈이 마법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의 지갑에서 꺼낸 지폐 한 장이면 아이스크림을 살 수 있었고, 동전 몇 개만 있어도 문방구에서 반짝이는 연필을 고를 수 있었다. 돈이 있으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짜릿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갈수록, 돈은 더 이상 단순한 마법이 아니었다.


돈은 꿈을 이루게도 하지만, 누군가의 꿈을 빼앗기도 한다.

돈은 누군가를 행복하게도 하지만, 누군가를 불행하게도 만든다.

돈은 때로 관계를 이어주지만, 때로는 단절시키기도 한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돈의 무게를 실감하기 시작했다.


대학 시절, 한 친구가 말했다.

"나는 돈이 많지 않아서 꿈을 포기해야 할지도 몰라."

그때 나는 너무 쉽게 말했다.

"돈이 전부는 아니야. 꿈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의 말이 더 현실적이었다.


돈이 없으면 버티기 힘든 순간들이 있었다.

도서관에서 밤을 새워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월세를 내기 위해 통장을 뒤적이던 날들.

새벽 공기를 가르며 편의점에서 알바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 지친 발걸음 사이로 스며든 생각.


"돈이 없으면, 꿈을 좇는 것조차 사치일까?"


그 질문은 오랫동안 내 마음을 무겁게 눌렀다.


돈과 행복은 비례할까?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어느 정도까지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조금 더 넉넉한 돈이 있다면,

좋은 음식을 먹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곳으로 여행을 갈 수도 있으며,

가끔은 나를 위해 값비싼 커피 한 잔을 사 마시는 여유도 누릴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마음이 넉넉한 건 아니었다.

넉넉한 통장잔고를 가진 친구가 늘 불안해하며 말했다.

"난 돈을 더 모아야 해. 그래야 안심할 수 있어."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깨달았다.

돈이 많아도,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많다.


그리고 그 불안함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깊고 날카로울 수 있다는 것을.

행복은 돈의 액수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었다.

행복은 돈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 있었다.


어느 날, 어머니께서 말했다.

"돈은 네가 필요할 때 찾아와야지, 네가 돈을 쫓아다니면 안 돼."

그 말을 듣고 나는 한동안 깊이 생각했다.

우리는 살면서 너무 많은 것을 돈과 맞바꾼다.

시간, 관계, 건강, 그리고 때로는 꿈까지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된다.

돈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돈이 많아도 외로운 사람은 있고,

돈이 부족해도 따뜻한 사람은 있다.

돈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한 사람이 후회하는 경우도 있고,

돈보다 중요한 가치를 지키며 살아온 사람이 행복한 경우도 있다.


우리는 돈을 어떤 존재로 받아들여야 할까?

돈은 도구일 뿐이다

이제는 돈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돈을 위해 나를 잃지 않기로 했다.

돈이 많든 적든, 나는 돈의 주인이 될 것이다.

돈 때문에 불행해지지도, 돈 때문에 내 가치를 평가받지도 않을 것이다.

돈은 단지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도구일 뿐.

우리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돈이 아니라 돈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일 것이다.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돈이 없으면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 균형을 찾는 일이, 우리가 평생 걸쳐 배워야 할 과제가 아닐까.

이제 나는 돈을 마법처럼 여기지 않는다.


그저 현명하게 다룰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돈이 나를 쫓아오도록 살아갈 것이다.


"돈은 최고의 하인이지만, 최악의 주인이 될 수도 있다."

– 프랜시스 베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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