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이다.
사람은 왜 직장생활을 힘들어 할까?
나도 어느덧 직장생활을 한 지 17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직장을 다니는 것을 행복해하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별로 없다. 사람에 따라 승진욕이나 인정욕이 강한 사람은 직장을 다닐 때 목표를 가지고 심취하며 일을 할 수도 있지만, 애석하게도 나에게는 그러한 욕구가 별로 없다. 또한 그러한 욕구가 있는 사람도 직장생활을 행복해하지는 않았다.
"원래 인간의 본성이 조직생활과 맞지 않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규범이나 사람 사이에 지켜야할 도리에 지쳐하는 것이지요."
서울에 살 때 매번 쫓아다녔던 김영하 작가의 강연에서 이 말을 듣고 무릎을 쳤다.
'아, 그래서 사람들이 회사에서 그렇게 스트레스 받고, 출근만 하면 답답해 하는구나!'
내가 속한 학교도 엄연한 직장이기에 회사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 교장 교감과 같은 관리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와 행정업무를 보는 교육행정직, 다양한 업무의 교육공무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이곳에도 역시 많은 갈등과 문제가 발생한다. 수없이 밀려드는 공문과 업무, 직장동료와 복잡하고 미묘한 인간관계에 지칠 때마다 드는 생각.
"그냥 아이들만 가르치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다행히 나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이들도 나를 좋아한다.)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타인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갈등을 겪을 필요가 없다. 나는 요즘 1인 크리에이터와 기업가가 부럽다. 물론 내가 모르는 어려움이 분명히 있겠지만, 자신의 시간을 본인의 의사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부럽다. 직장인이 가장 힘든 점은 출퇴근 시간이 분명하고, 그 시간 동안은 직장의 부속품이 되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에서는 절대로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없다. 나는 내 시간의 주인이 되고 싶다. 그래서 여전히 작가를 꿈꾼다.
원래 인간은 직장에 맞지 않는다.
일요일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