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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eeds and Wants '1인 사무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직장으로 출근한다.

by JJ teacher

'내가 원래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이었나?'

참 오래 걸렸다. 이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인정한다. 바로 내 최고의 버킷리스트 '1인 사무실' 때문이다.


나는 원래 어렸을 때부터 혼자만의 공간에서 사부작 사부작 무언가 하는 것을 좋아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은 앉아만 있어도 답답하다는 독서실 칸막이 책상에서 혼자 앉아 있기를 좋아했고,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해서도 혼자 방안에 있을 때가 가장 편하고 행복했다. 이러한 내 성향은 결국 방안에 커다란 공간을 차지하는 독서실방을 들여놓게 만들었다.


https://brunch.co.kr/@jjteacher/155

(집안에 독서실을 들인 사연은 위의 글에 있어요^^)


이런 글을 쓰면 내가 사회생활을 잘 못하는 사람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참 무난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내가 현재 직장에서 많이 듣는 말은 "예의 바르다, 잘 웃는다, 젠틀하다."이다. 여기서 핵심은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을 가진 내가 사회생활을 잘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얼마나 힘든 일이겠는가?


요즘 잠이 들기 전 꼭 보는 유튜브 콘텐츠가 있는데 '공유 오피스 1인실', '1인 사무실' 관련이다. 세상에는 나처럼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서 고액 연봉을 받는 좋은 직장을 그만 두고 공유오피스의 1인실이나 자그마한 1인 사무실을 구해 프리랜서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유튜브에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올리고 있었다. 어떠한 일이든 장단점은 있겠지만 그들이 말하는 단점조차 내게는 감내하고 싶은 니즈로 느껴졌다. 그리고 유튜브 속의 브이로그가 내가 살고 싶은 삶인 것만은 분명했다.

어떠한 종류의 일이든 조직에 속해 있는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모두 비슷하겠지만, 학교에서 일하는 교사라는 직업은 정말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사는 직종이다. 다양한 연령층의 동료교사와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직업과 생각을 가진 학부모, 개성 넘치는 학생까지...... 하루를 사람들과 부딪치며 살고 있기에 일의 강도보다 사람으로 인하여 지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과 부딪치며 생활하기에 매일 일어나는 일은 예측불가이며 다양하다. 사회성이 뛰어나고 외향적인 교사는 덜하겠지만 나처럼 본바탕이 내향적인 교사는 금방 지친다. 그래서 나는 혼자 있고 싶다.

KakaoTalk_20230622_115249638_01.jpg 난 이런 공간에 혼자 있는 것이 가장 좋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도 글을 쓰는 행위가 철저하게 혼자가 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 악기를 연주하는 것, 글을 쓰는 것은 '함께'가 아닌 '홀로' 몰입하는 것이다. 나는 혼자 무엇인가에 몰입할 때 가장 행복하다. 조직에 속한다는 것은 혼자 생활할 수 없다는 것이며 그속에 적응하지 못하면 견딜 수 없는 일이기에 20년에 가까운 직장 생활을 하며 내 몸과 마음의 패턴을 조직의 틀에 애써 맞추며 살아왔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참~~ 변하지 않는다. 나이가 40대 중반이 되니 이제는 애써 맞추며 살아가고 싶지 않다. 내 자신을 인정하고 내가 행복한 방향대로 살고 싶다. 그 누구의 인생이 아닌 바로 내 인생이지 않은가?


언제나 말하지만 내 직장생활의 목표는 퇴직이다. 요즘 유행하는 40대 초반 퇴직의 파이어족은 아니지만 가능한 시기에 퇴직해 글을 쓰며 살고 싶다. 그것이 아이 둘을 키우는 가장으로서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고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멀어져 가는 것을 깨닫고는 있지만 뭐~~ 상상하는 것은 자유니까 나는 그 꿈을 계속 꾸려 한다.


나의 니즈 '1인 사무실'

오늘도 유튜브 v-log를 보며 잠이 들어야겠다.

https://youtu.be/0kywP_lYh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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