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헬스에 빠지면 일어나는 일
처음 헬스장을 등록해서 운동을 시작한 것이 2021년 6월이니까 어느덧 2년을 넘겼다. 무엇이든 첫발을 들여놓는 것이 어렵듯이 2년 동안 헬스장을 다니며 내가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헬스장을 처음 등록하는 그때였다. 물론 직장생활을 하며 운동하는 것이 힘들고 고비도 있었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꾸준하게 운동을 해왔다는 것이다. 키 174cm, 62kg 체중에 배만 볼록 나와 더이상 버티면 안되겠다고 생각해 시작한 운동, 뭐든 꾸준히 하면 확실히 변화가 있다.
나의 경우는 운동보다 식단이 힘들었다. 워낙 마른 체형이라 벌크업을 위해서는 하루 4끼, 닭가슴살 4덩이, 각종 프로틴 음료, 양념이 되지 않은 채식위주의 클린한 식사를 해야했는데 먹는 것을 귀찮아 하고, 식탐이 없는 나에게 하루 네끼를 먹는 것은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62kg에서 75kg까지 벌크업을 하는 것에만 2년의 시간이 걸렸다. 벌크업을 마치고 지금은 지방을 빼고 복근을 만드는 다이어트 기간이다. 운동의 강도를 올리고 탄수화물의 양을 한끼 190g에서 150g으로 줄였다. 하루 네끼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어렵게 찌운 살이 빠지는 것은 섭섭한 일이었지만 운동의 강도를 늘리며 다이어트를 하니 확실히 근육에 선이 생기고 뱃살이 사라졌다.
'이렇게 해서 사람들이 운동에 빠지는구나.'
지금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헬스장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퇴근이 늦어지는 날에는 밤 11시가 되어도 가고, 휴일에는 아침과 저녁 두 번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다. 한 번 갈 때마다 2~3시간 이상 운동을 하니 결코 적은 양의 운동이 아니다.
헬스, 운동에 빠지면 일어나는 일,
예전에 헬스장이 휴무인 날은
'오늘은 합법적으로 운동을 쉬는 날이네'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다니는 헬스장이 휴무이면 쉬지 않는 다른 헬스장을 검색해서 일일권을 끊어서 운동을 하고 온다. 가끔 다른 지역에 다녀올 일이 있으면 그 지역의 헬스장을 검색해서 일일권을 끊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 좋아하던 맥주도 끊었다. 국물이 있는 찌개, 시원한 냉면, 튀김, 탄산음료 등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절대로 먹지 않는다. 내가 지금 먹고 마실 수 있는 것은 쌀밥과 닭가슴살, 야채, 탄산수 밖에 없다.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매일 몸이 달라지는 것만 같아 으쓱하고는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헬스장에 있는 수많은 몸짱들을 보며 자극을 받을 뿐이다. 나도 얼른 그들처럼 되고 싶다.
마른 장작도 근육을 가질 수 있다.
운동을 시작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마른 체형 때문에 고민이신 분이나 운동을 아직 망설이는 분, 운동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분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무조건 개인 p.t.를 받으시라는 것이다. 한 회 5~6만원 하는 금액은 절대로 싼 금액이 아니다. 헬스장에서는 대부분 50~70회로 묶어서 p.t.권을 판매하기 때문에 300만원~400만원은 한 번에 결제해야 하는 큰 금액이다. 하지만 제대로 운동을 하고 싶다면, 특히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분이라면 꼭 p.t.를 받아야 한다. 헬스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은 바로
헬스장의 모든 기구를 내 마음대로 다룰 줄 아는 때부터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 그리고 p.t.를 등록해야 하는 이유는 트레이너와의 약속 시간이 나를 헬스장에 잡아두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2~3번의 p.t.약속은 나를 반강제적으로 헬스장에 오게 만든다. 약속을 어기면 한번에 5~6만원의 돈이 한 시간에 날아가는데 쉽게 어길 수가 없다. 돈이 아까워서라도 와야 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헬스장에 오게 된다. 나의 경우는 p.t. 50회 한 번, 70회 두 번 이렇게 200회(10회는 서비스) 등록을 해서 2년 동안 p.t.에 쓴 돈이 천 만원이 넘는다. 누군가 이 말을 듣는다면 내가 돈이 많고 여유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그저 평범한 교육공무원일 뿐이다. 돈이 많지 않기에 더욱 악착같이 약속을 지켰다.
아직 나의 몸짱 프로젝트는 진행중이다. 선천적으로 뛰어난 몸을 가지지 않았고, 근육이라고는 1도 없었던 나여서 남들보다 진행속도가 느리지만 상관없다. 그저 내 속도에 맞춰 운동을 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그리고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근육이 없어서 고민 중인가요?
배만 나와서 고민 중인가요?
지금 얼른 일어나세요. 지금이 운동을 시작할 때입니다. (헬스장 관계자는 아닙니다.)
글을 올리고 운동을 하러 가야겠다.
*마른 장작의 몸짱 도전은 바디프로필 촬영 때까지 계속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