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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teacher Jun 05. 2021

다시 제주도 캠핑

이해할 수 없는 너, 캠핑!

  캠핑을 왔다.

  이번 캠핑은 의무감의 성격도 있었다. 차박을 하겠다고 차 두 대를 suv로 바꾸고 쉘터, 블랙타프, 듀랄루민 폴대, 스텐와인잔, 큐브버너 등등 각종 캠핑장비를 질러놓고는 올해 단 두 번 캠핑을 한 것에 대한 자책을 했다.

  '이러고도 내가 캠퍼야?'

  캠핑을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 하나 더! 오늘 가지 않으면 당분간은 캠핑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캠퍼들은 알겠지만 여름 캠핑은 하면 안된다. 겨울은 히터, 난로 등 난방기구만 잘 갖추어 가면 분위기도 있고 겨울캠핑의 맛이 나지만 여름은 아니다. 그냥 생고생이다.

  아직 여름이 오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야영준비를 하는 동안 온몸이 땀범벅이 되었다. 이때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미쳤지, 내가 집놔두고!'

  매번 반복이다. 후회하고 다시 오고, 후회하고 다시 오고...

캠핑 세팅 중 마시는 커피 한 잔... 그 맛은 진짜다!!

  오늘은 그나마 고생을 덜 하려고 차박컨셉으로 왔는데도 온가족이 왔기에 리빙쉘텐트와 에어매트를 제외하고는 별로 짐이 줄지 않았다. 밥도 햇반, 즉석 국물, 라면 등 식거리도 최대한 줄였다. 캠핑장에서 먹는 고기도 이제 특별하지 않다.

  "더워! 여기 왜 왔어."

  쉘터를 치고 있을 때 아이들이 큰소리로 투덜댄다.

  '그래 아빠가 미안하다. 이것들아~~'

  마음속 말을 꾹꾹 참아가며 세팅을 마쳤다. 그제서야 보람이 느껴진다.

  후회하고 만족하고, 후회하고 만족하고...

오늘의 캠핑컨셉, 차박!

  캠핑은 참 신기하다.

  귀한 휴일날 돈 내고 막노동을 하고

  쾌적하고 편안한 집 놔두고 노숙을 하며

  불멍이 뭐라고 비싼 돈주고 장작을 사서 태운다.

  내일이면 걷을 텐트를 열심히 치고

  각종 캠핑용품을 옆 텐트와 경쟁하듯 전시한다.

  이보다 비경제적이고 생산성 없는 일도 드물다.

지금 현재 캠핑장 풍경

  아이들이 잔다.

  아내도 잔다.

  혼자 음악을 들으며 맥주를 마신다.

  타는 장작을 멍하니 바라본다.

  이제야 혼자가 되었다.

  결국 이거다.

  이럴려고 캠핑을 온다.


  지금 나는 제주도에서 캠핑중이다.

캠핑의 꽃, 불멍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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