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마흔의 사춘기.

동반성장의 시간, 성장 호르몬 70% 성장 중

by 제이투 J

마흔의 사춘기.


현재 1학년 딸아이 한 명만 낳아 키우고 있다. 아직은 사춘기가 오지 않았다. 사춘기에 대한 무용담은 시대를 막론하고 부모에게 무시무시한 공포로 다가온다. 다양한 사춘기에 대한 이야기는 수없이 들어봤다. 무섭고 두렵고 괴물처럼 표현된다.

사춘기가 온 집안의 엄마는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아직 시작도 안 한 거야” “그때는 얼굴만 봐도 이쁘지!” “내 아이도 어렸을 때는 말도 잘 듣고 얼마나 예뻤는지 몰라” “조금만 지나 봐 아이가 사춘기가 오게 되면 집안 공기가 달라져” 말도 붙이기 힘들어진다니까! 옆에서 아이를 너무 사랑스럽게 키우는 엄마도 선배 엄마의 사춘기 무용담에 벌벌 떨게 된다. 내 아이도 사춘기가 오는 거 아니냐? 오면 어떡하지? 지금이 딱 좋은데 큰일이다. 미래의 일을 지금 불러 들어와 걱정하게 된다.

누나네 집에서 가끔 온 가족이 모인다. 누나는 빨리 결혼해 벌써 조카 나이는 중3이다. 조카는 여자아이다. 눈이 엄청나게 온 겨울이었다. 눈이 밖에 소복이 쌓여있어 딸아이가 밖에 나가서 눈싸움하고 싶다고 했다. 누나도 밥을 먹고 소화를 시킬 겸 다 같이 밖으로 나가자고했다. 눈사람도 만들고 눈도 밟으면 좋은 시간을 보냈다. 나는 눈을 뭉쳐 조카에게 장난삼아 던졌다. 눈을 맞은 조카는 기분 나빠하며 집으로 획! 하고 들어갔다. 과거에는 내 장난을 잘 받아 주었는데 커가면서 사춘기가 온 것이다. 누나는 나에게 “사춘기 온 거니 신경 쓰지 마” “조금 있으면 풀려” 그리고 다른 애들에 비해 사춘기 심하게 온 게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분명 1년 정도까지만 해도 사춘기가 오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느샌가 그 무섭다는 사춘기가 와버린 것이다.

반대로 거래처 사장님이 있다. 성격이 워낙 호탕하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눈에 호기심도 가득하고 나이에 비해 젊은 생각 하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다. 사장님은 아들 하나 딸아이 하나 두 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 아이들은 모두 성인이 되었다. 사장님은 아이들 이야기를 많이 한다. 특히 딸아이와는 아직도 포옹하고 잠도 같이 잘 때가 있다는 것이다. 다 큰딸이 얼마나 아빠를 좋아하면 아직도 허물없이 지낼 수 있는지 의문에 나는 사장님에게 물어봤다. 딸아이는 사춘기가 없었나요? 우리 아들딸 사춘기 둘 다 없었어! 사장님의 행동을 보면 왜 없었는지 이해는 갔다. 사람들과 만남에서 아이들이 사춘기가 없었다고 이야기를 못 한다고 했다. 다른 가족은 사춘기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데 나만 대화의 주제를 벗어나면 사람들이 기분 나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과거 사석에서는 아이의 사춘기에 관해 이야기할 때 내 아이도 사춘기가 심해라고 하며 웃으며 넘어가셨다고 한다. 궁금증이 일어났다. 왜 사춘기가 없었을까요? 사장님은 웃으며 이렇게 이야기 해줬다. 아이들과 스킨쉽을 참 많이 했지. 그리고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고 했다. 친구처럼 아이들의 소소한 이야기까지 들어 줬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서 사춘기가 없이 지나간 건가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모두 표출했기 때문이라고 짐작하고 대화의 주제를 넘어갔다.


그럼 앞으로 내 아이는 사춘기가 올 수도 있고 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럼 어떡해 대처해야 할까? 가장 좋은 건 위에 사장님의 행동이다. 스킨쉽을 자주 하고 서로 대화를 통해 생각을 모두 표출하는 가족이 건강한 가족이 된다. 마음속에 끙! 담아두고 표출하지 않고 들어주지 않으면 마음의 병이 생기고 아이들은 나아가 사춘기가 오게 된다. 나는 사춘기의 경험을 마흔 근처에 와서 경험하게 되었다. 제2의 사춘기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누군가는 그거 남자 갱년기 아니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내 생각의 발현과 내면 소통을 통해 원인과 결과에 대해 분석한다. 열정과 성장이 있으면 갱년기는 오지 않는다. 정체와 머무름이 있을 때 호르몬 변화와 함께 찾아온다. 하지만 사춘기는 다른 부분이 많다. 그러므로 갱년기와 다르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사춘기를 정의하자면 생각의 발현이 커가는 단계를 사춘기라 한다. 몸도 커가지만, 초등학교의 어느 시점 중학교의 어느 시점에서 아이들의 생각 크기가 크게 팽창하게 된다. 이때가 사춘기가 오는 시점이다. 어려서 아이들은 미래에 대해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는다. 아직은 부모의 테두리 안에서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등학교를 지나 중학교에 들어서면 친구라는 개념이 생긴다. 친구들이 생기면서 정체성이 생기고 아이들과 비교를 통해 미래, 그리고 내가 태어난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생각이라는 개념의 뇌를 통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생각이 크기가 커지는데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이 생각을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다.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서 단지 “사춘기”라고 단정 지어 버리게 된다. 생각이 커진다는 건 사실 매우 긍정적이다. 아이들이 잘 성장하고 있다는 징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춘기가 왔을 때 아이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아이가 이건 좋은 현상이니 대화를 통해 표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하지만 부모도 사춘기를 겪어본 적이 없다. 서툴기 때문에 아이의 사춘기에 일어나는 현상을 왜곡해서 바로 보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부모는 사춘기를 괴물이라고 표현한다.

나는 왜 사춘기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을까? 책을 봐서, 강의를 들어서 아니다. 직접 체험해 봤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 언제 어른이 돼서 사춘기의 감정을 느껴봤을까? 책을 쓰면서부터다. 10년 가까이 책을 읽은 적이 없다. 당연히 뇌는 정체되어 있었다. 아무런 표현도 감정도 표출하지 않고 살았다. 사회가 시키는 대로 살아가라고 하니 그게 정답인지 알고 살았다. 생각을 표출하면 사회는 하지 말라고 시킨다. 그건 나쁜 습관이니 입을 다물라고 한다. 책을 쓰면서 인풋이 아닌 아웃풋을 시작하면서 생각이 확장됐다. 생각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니 나도 내가 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지 몰랐다. 평소에 같이 지내는 동료들과 지인들은 내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기 시작한다. 나는 분명 내가 세상을 통찰해내는 게 바르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거기까지 생각해보지 못하기 때문에 내 생각의 크기를 받아 줄 사람이 없게 된다. 사석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망설여지고 점점 우울해졌다. 내 생각을 타인은 이해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자 이게 제2의 사춘기 같은 건가라며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 시점부터 다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대화도 사람들에게 맞춰서 했다. 내 생각이 급격히 팽창해져 버리니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단절된다. 그리고 내가 왜 사는 건가? 그리고 내가 잘하는 게 뭘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뭔가에 대해 중학교 사춘기 아이들처럼 묻고 또 물었다. 그리고 성장해 나갔다. 성장의 속도가 어린아이 속도만큼 급격히 빨라 졌다. 어른도 이 정도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거구나 알게 됐다. 즉 사춘기는 나쁜 게 아닌 성장에서 오는 생각 크기의 팽창과 발현이다.

생각이 커진다는 건 잘 성장한다는 것이고 긍정적인 신호로 바라봐야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부모도 사춘기가 필요하다. 사춘기의 감정을 느껴봐야 아이가 사춘기가 왔을 때 아이의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고 배려할 수 있다. 그럼 사춘기를 느끼기 위해서 어떡해야 하냐? 매번 말하지만,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한다. 그래야 생각이 팽창하고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사춘기는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다. 축복을 맞이해야 한다. 축복을 즐겨야 한다. 세상의 본질은 시각을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천지 차이로 바뀐다. 우리가 바라보는 사춘기의 관점도 부모가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아이의 미래는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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