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작업이 아니라면, 굳이 스타벅스를 찾지 않았다. 그러다 스타벅스 카드를 선물 받게 됐다. 멤버십 회원이 됐다. 멤버십 혜택으로 1년에 한 번 생일 무료쿠폰을 받았다 (투썸, 아티제 등 다른 커피 브랜드도 멤버십 회원에게 생일 쿠폰을 제공해준다.) 원래 생일은 8월이지만 1월로 설정을 변경해, 새해 선물 마냥 수년째 애용 중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이하 아아) 기프티콘이 꽤 많이 생겼다. 아아를 돌체라떼로 변경하고 별을 적립했다. 스타벅스 멤버십의 핵심이라고 감히 말해보는 별 적립은, 2020년부터 주문 1건 당, 1000원 이상 결제 시 별 적립이 된다. 다시 말하면, 기프티콘도 별 적립이 가능하다. 무료 커피 쿠폰도 마찬가지다. 벤티 사이즈로 업그레이드하면 된다. 바나나 하나만 사도 가능하다. 플러스로 텀블러를 가지고 가면 에코 별이라고 불리는 별을 추가로 적립받을 수 있다. (별 적립 대신 300원 할인을 선택해도 된다.) 스타벅스를 갈 때마다 오스트리아 빈, 일본 오키나와,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구입한 스타벅스 텀블러를 가지고 가게 됐다. 그렇게 비교적 쉽게 합리적인 비용으로 스타벅스 골드 레벨이 됐다.
이벤트 음료
골드 레벨이 되면 별 12개를 적립하면 무료 음료 쿠폰을 받는다. 근데 이벤트 음료를 마시면 별을 무려 3개나 더 받을 수 있다. 애플망고 요구르트 블렌디드를 주문하고, 텀블러를 제시하면 총 5개의 별을 적립할 수 있다. 그럼 이벤트 음료 3잔만 마셔도 무료 음료 쿠폰이 나온다. 별 잔치가 따로 없다. 근데 이것 못지않게 더 큰 서프라이즈가 있다. 그것도 1년에 두 차례나 진행되는 행사다. 지금 난리가 난 서머 레디 백, 겨울 철만 되면 난리가 나는 다이어리가 그 주인공이다. 바로 굿즈 이벤트다.
서머 레디백과 서머 체어
스타벅스 커피 299잔을 버리고서라도
VS. 1300원에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기회
얼마 전, 여의도의 스타벅스에서 고객 한 명이 300잔의 커피를 주문하고 서머 레디 백, 서머 체인백 등 이 프리퀀시 사은품 17개를 받아갔다고 한다. 더 기막힌 건 나머지 299잔은 놓고 갔다는 것. 중고거래로 그 굿즈는 팔았을 때 실제 커피값의 2-3배의 높은 가격을 받았다고 하니, 충분히 투자할 만한 거래라는 내용의 기사가 확산됐다. 더 나아가 그 얘기를 접한 소비자들이 또 한 번 확산시켰다. 지금은 가격이 조금 떨어져 당근 마켓에서 6-7만 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그래도 커피 17잔을 거의 공짜로 마실 수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레어템인 그 사은품을 받기 위해 재고 상황을 알아보고, 개장 시간인 새벽 7시 매장을 찾는 일이 대수롭지않게됐다. 손님은 두 명인데 테이블에 4-5잔의 음료가 놓인 모습도 간간이 매장에서 볼 수 있다.
나는 (실천이 내 의지대로 안 돼서 그렇지) 몇 년째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려고 엄청 부단히 애쓰고 있는 중이라 쌓인 이프리퀀시를 그때그때 중고 마켓에 판매하고 있다. 대략 프리퀀시 하나당 2000원 안팎으로 거래하고 있으니까 아아 한 잔을 2000원에 마시고 있는 셈이다. 가장 저렴하게는 오늘의 커피 숏 사이즈를 주문하면 된다. 그럼 단돈 1300원에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스타벅스, 음과 양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운영하는 서울 남대문의 한 호텔에선 미션 음료 3잔을 포함 총 17잔의 음료를 마시고, 재고를 파악한 후, 아침 7시까지 근처 스타벅스 매장에 가도 받을 수 있을까 말까 하는 레어템을 호텔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면 쉽게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논란이 일었다. 또 며칠 전엔 스타벅스 파트너가 고객에게 멱살을 잡히고, 인신 모독을 당했는데 지점장이 되레 고객에게 사과하라고 해서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기사는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소상공인의 영역인 커피집을 대기업이 운영하는 점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밝혀본다. 스타벅스를 찾는 빈도수가 늘수록 스타벅스를 더 찾게 된다. 우선, 스타벅스의 접근성이 너무 훌륭하다. 궁금해서 네이버 지도를 살펴보니, 논현역에서 양재역까지 일직선 거리에만 거의 20개의 매장이 있다. 기프티콘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도 장점이다. 누구나 쉽게 주고받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2,3위 커피 브랜드가 따라올 수 없는 스타벅스의 경쟁력이다. 멤버십 혜택도 만족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편이 불편하다. 왜냐면 스타벅스를 가느라 다른 커피집을 거의 찾지 않게 됐으니까. 자본사회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자본이라는 말을 굳이 꺼내지 않아도 소상공인이 감히 접근할 수 없는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그로 인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한국 경제에 이바지하는 게 사회의 가진 자의 역할이길 바라는 건 나의 지나친 욕심일까. 작은 카페를 살리겠다고 아아 천 원 이벤트를 진행하던 지인의 말이 떠오른다. 1시간 최저 임금을 스타벅스에선 커피 두 잔만 팔면 되지만 본인은 천 원짜리 아아 10잔을 팔아야 간신히 지불할 수 있다던말
그런 이유로 오늘은 스타벅스 대신 던킨도넛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던킨 도너츠에서 커피 구독권을 한시적으로 출시했더라. 9900원만 결제하면 30일간 매일 아아를 1잔씩 마실 수 있는 서비스다. 선착순 매일 200명인 데다, 가입 기한도 이미 지났지만 좋은 딜임이 분명하다. 알았으면 샀을 텐데 아쉬움이 진하다. 익숙하게 스타벅스만 가다 보니, 다른 업체의 이런 매력적인 서비스 기회를 놓친 건 아닐까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