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중입니다_예고 없이 찾아온 휴식

by 정림올제

신랑이 한참 전부터 허리가 불편하다고 했다. 예전에도 디스크 수술을 한 번 받았던 터라 조금 쉬면 괜찮아지겠지 했다. 하지만 토요일 저녁 가족 모임을 하고 나서 밤새 신음 소리가 들렸다. 뒤척이는 소리, 침대에서 일어나려다 포기하는 소리. 그 소리들이 밤새 이어졌다.
일요일 아침, "도저히 안 되겠다"며 일요일에도 진료를 보는 정형외과를 찾아갔다. 주사를 맞고 왔다. 조금 나아지는 듯했다.
하지만 월요일 출근해서 일을 하다가 결국 "도저히 안 되겠다"며 집으로 돌아왔다. "이건 좀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예전에 수술을 받았던 병원으로 갔다. 월요일 하루 종일 검사를 했다. MRI까지 찍었다. 결과는 협착이 심하고 디스크가 터졌다는 것이었다.
바로 입원을 하고 다음 날 수술을 하기로 했다. 예고도 없이, 준비도 없이 치러진 입원이었다.

월요일 하루 종일 병원에서 검사하고 진료받고, 나는 입원 준비를 하기 위해 집과 병원을 왔다 갔다 했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케어하고, 수술 날인 화요일 아침 아이들을 챙겨주고 병원으로 나왔다.
1시간 정도 걸릴 거라던 수술은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초조함과 걱정이 밀려왔다. 혹시나 무엇이 잘못된 건 아닐까. 마음 졸이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수술은 잘 되었다고 했다.
움직이기 어려운 신랑을 돌보며 밥을 먹이고, 화장실을 데려다주고, 집에 가서 아이들의 저녁을 챙겨주고, 다시 신랑을 챙겨주러 병원으로 돌아왔다.
수요일 아침 일찍, 병원 식사가 나오기 전에 병원에 도착했다. 종일 있다가 저녁밥을 먹이고, 아이들의 저녁을 해주고, 다시 병원으로 들어갔다.
목요일도 마찬가지였다.
이 반복. 병간호를 해보지 않은 나에게는 조금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했다. 내가 일을 하지 않아서 이렇게 돌봐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다행스럽다고.
그리고 4일째, 퇴원했다. 열흘간 집에서 요양을 할 예정이다.
주말도 없이, 아침 출근 시간은 해가 뜨지 않은 시간부터, 퇴근은 해가 지고 난 이후까지. 그렇게 일하던 남편에게 늦잠도 자고, 낮잠도 자고,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는 열흘간의 휴식이 주어진 것이다.
아파서 생긴 휴식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동안 열심히 일한 몸에게 주어진 상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경고라고 생각해야 하는 걸까.
"지루하고 재미없고 심심하기도 하지만, 안 나가고 스트레스 안 받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다"라고 한다.
그래.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지.
이틀에 한 번씩 소독을 하고, 수술 2주 후 실밥을 풀 예정이다. 잘 쉬고, 잘 먹고, 다시 재발하지 않기 위해 이번엔 꼭 운동을 좀 했으면 한다.
신랑, 이번엔 정말 운동 좀 하자.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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