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내가 하는 일이 제일 재밌다

내가 바라는 삶: 최소윤 < We just hope 23>

by 화정


A0260-0098.jpg 최소윤 <We just hope>



붉은 땅을 밟고 선 세 마리 펭귄은 다른 행성을 보고 있다. 푸릇 빛의 행성은 이곳과 무엇이 다를까. 색다른 것에 대한 호기심, 미지의 것에 대한 모험심이 이들의 눈을 고정시킨다. 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나에게 가까운 물건들 너머 다른 세상을 보고, 생각하게 한다. 지금과는 다른 것을 꿈꾸게 한다.


'소망'은 지금과는 다른 상태를 원하는 것이다. 더 나은 상태로 가기 위한 마음의 준비이다. 소망을 가진 사람은 저 펭귄과 같지 않을까. 자신의 희망하는 지점을 자주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고 샛노란 하늘처럼 밝은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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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더 나아졌으면~ 하고 생각하는 일은 많다. 해마다 일 년 동안 하고 싶은 리스트를 써 두기도 하는데, 소망 목록에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뭘까? 하고 질문해 보았다. 경제적인 풍요로움도 하나의 축이기도 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의 내 생활을 들여다본다. 주말에는 내게 좋은 것을 주기 위해 미술관도 가고, 도서관에서 책도 빌리고, 나와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 일과 취미생활을 병행하고, 배우고 싶은 분야가 생기면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 한정된 자원 안에서 재미있어 보이는 것들을 골라서 체험하고, 그 가운데 적합한 것을 찾는 실험을 계속하는 중이다. 여러 가지를 체험하고 실험하다가, 그래 이거지, 싶은 직업을 가지는 게 현재의 소망이었다. 소명처럼 느껴지는 일, 긍정적인 스트레스와 만족감을 느끼는 일, 내가 탁월하게 해낼 수 있는 일, 소수가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일을 설계하는 것이다.


일은 생존일 뿐이고 자아실현은 취미에서 찾아야 한다고들 말한다. 그래서 저 다른 별을 바라보는 펭귄처럼 소망은 현실과 동떨어진 헛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도 다른 행성을 보는 것만큼 멀리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땅은 현실에 있지만 가끔이라도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소망하지 않기에 실망하지 않는 삭막함 대신에, 내가 건너가고 싶은 나만의 행성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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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내가 하는 일이 가장 재밌다"

현재의 소망은 내 일이 가장 재밌어-라고 말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내 일이 가장 중요하고, 가치가 있으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재미있는 활동이길 바란다. 여기서 '재미있다'의 의미는 여러 가지이다. 스트레스가 있더라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고, 몇 시간이고 몰입할 수 있고, 더 잘하기 위해서 연구하고 싶고, 일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재미를 말한다.


내가 하는 일이 재밌으려면 방법은 두 가지. 지금 하는 일을 재밌게 하거나, 천직과 같은 일을 찾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염두하면서 커리어를 발전시켜나가려 한다. 작년 초 컨설팅회사로 이직해 다사다난한 일 년을 보냈다. 때로는 프로젝트가 몰리기도 하고 일정관리도 쉽지 않았지만, 자료에서 인사이트를 뽑아내고, 잘 정돈된 보고서로 발간하고,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며 고심했던 과정은 경제적 보상과는 다른 의미를 주었다. 또 회사 밖에서는 평소 좋아하는 그림과 글쓰기를 접목할 수 있는 교육과정에 등록했다. 예술교육리더과정에서 삼 개월간 수업을 이수하고, 교육기획안도 작성하면서 작은 기회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이렇게

나에게 잘 맞고 재미있는 것들을 하나씩 쌓아보고 있다.


처음부터 찰떡같이 맞는 일은 없고, 무엇이든 단련을 통해 능숙해져야 일에도 재미가 생긴다. 계속 담금질을 하며 날카롭게 연장을 벼리는 대장장이처럼 꾸준히 소망을 항해 걸어가다 보면 원하는 곳과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한 술에 배부르려 하지 않고 하나씩 기회를 쌓으면서 그 과정을 기록해 가보자.


그림 보며 글쓰기
: 아주 먼 행성으로 보일지라도 사는 동안 이루고 싶은 '소망'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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