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조각모음 #6. 한밤중의 해프닝
기척을 못 느꼈던 여자는 깜짝 놀라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물러서던 여자의 발이 목소리의 주인인 누군가의 발을 밟을 것 같자 여자는 그만 중심을 잃고 말았다.
여자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잡고 있던 편의점의 손잡이를 강하게 잡아당겼다. 그 반동으로 '당기시오'라고 적혀있던 편의점 문이 활짝 열리면서 여자의 이마에 "쾅"하는 소리와 함께 키스를 날렸다. 다소 코믹한 상황이 연출되었지만 캡 모자를 쓰고 있었던 덕에 소리에 비해 아픔이 크지는 않았다. 뒤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여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아! 죄송해요, 뭘 좀 생각하느라... 먼저 들어가세요."
홍당무처럼 붉어진 얼굴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여자는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모자를 내려쓰며 지나갈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서정적인 BGM을 플레이하던 핸드폰을 떨어뜨린 줄도 모른 채 어서 이 상황이 종료되기만을 간절히 바랬다.
{미지근한 매거진}에서 연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