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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야씨 Feb 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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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조각모음 #26. 툭

아이스크림을 받아 드는 이한의 눈 속에 연우라는 동그란 원이, 무채색이었던 원이 조금씩 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이한을 올려다보는 갈색 눈과 아이스크림을 먹느라 오물오물 거리는 입과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는 작은 손에 색이 물들고 있었다.


그리고 어쩐지 따뜻한 바람이 곁을 지나가는 것 같았다.




어색하게 받아 든 아이스크림을 이한은 먹지 못하고 멍해졌다. 아이스크림을 처음 보는 아이처럼 크게 한입 베어 물어야 할지, 아니면 천천히 혀로 할짝할짝 핥아먹어야 할지… 평소라면 하지 않아도 될 고민에 빠져버린 것이었다. 멍해져 있는 이한의 손을 연우가 톡톡 두드렸다. 깜짝 놀란 이한의 아이스크림이 힘없이 땅에 툭 떨어졌다.


툭.


아이스크림이 낙하하는 그 찰나의 순간이 이한의 눈에는 슬로모션으로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손쓸 방법은 없었지만. 



"하아,,, 먹기 싫다고 버릴 것 까지야... 너 음식 버리면 지옥 간다?"

"아니.. 그게 아니라 네가 갑자기 손을 치니까..."

"아.. 내 잘못이라는 거야?"



당황한 이한이 변명을 하려다 점점 더 뾰로통해지는 연우의 얼굴을 보고 멈칫했다. 



"미안해,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니었어."

"알아.. 뭐 어쩔 수 없지."



연우는 어쩔 줄 몰라하는 이한을 보며 피식 웃고는 오물거리던 아이스크림을 꿀꺽 삼켰다. 



"아, 재미있었다-"

"??"



당황한 이한을 그대로 세워두고 연우는 돌아서며 손을 들어 '안녕'을 알렸다. 이한이 머뭇거리는 사이 연우는 빠르게 멀어져 갔다. 우두커니 서있는 이한을 주위로 바람이 바스락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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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 미지근한 매거진 }에서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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