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30초의 숨멈춤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폐 안의 모든 숨을 내뱉은 후의 1분 30초는 생각보다 어렵다. 숨을 멈추는 것이 불안감에 무슨 큰 도움이 될까 싶겠지만 그 즉시 효과가 있다. 어지럽게 떠돌던 생각들을 없애고 한번에 집중하게 만들어준다. 산소의 차단은 생명과 관련된 것이라 뇌가 필요없는 소모를 줄이는게 아닐까 싶다. 몸의 모든 세포들이 다음 호흡의 순간만을 기다리며 쓸데없는 생각들을 버리고 숨쉬는 것에만 온 정신을 집중하게 만들어준다.
폐 속의 모든 호흡을 다 뱉어내고 숨을 멈추는 그 순간에 고요함이 있다. 처음엔 바깥의 자극에 자연스레 감각이 열려있지만 점점 숨이 막혀오며 내 몸의 큰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가 느껴지고 심장소리가 들리며 내면의 자극들에 집중하게된다. 감각의 정수는 숨을 들이마신후 다시 멈추는 15초 동안이다. 몸의 모든 에너지가 들이마신 산소와 함께 뇌속에 가득차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피부에는 소름이 돋으며 미세한 털들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15초의 멈춤 후 가둬둔 에너지와 산소를 한꺼번에 내쉰다. 곧 터질 것 같던 머릿속 대폭발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거짓말 같은 평화가 밀려온다.
이 호흡법으로 건강이 개선되거나 생활이 변화한 것은 없다. 오히려 뇌혈관 관련 질환이 있는지라 뇌압이 높아져 악영향을 칠까봐 걱정이된다.
그럼에도 계속하는 이유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일이 수월해졌고 마음의 그릇이 조금 커진 느낌이 들어서이다. 이 내면의 전쟁과 평화를 아침에 한차례 치루고 나면 하루 중 무슨일이 일어나도 대수롭지 않은 일로 넘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확실히 집중력이 좋아졌다.
에세이를 제출했더니 책에 실어주었다.
디지털 파일로만 존재했던 작업물을 현물로 손에 쥐어보니 감동적이고 기뻤다. 3일동안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