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가치를 좇아야 하는가
H와 나는 직업의 '귀천'에 대해서 이야기했었다.
나는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주장했고 , H는 귀천은 없다고 주장했다.
근거가 뭐냐고 H는 나에게 물어봤다.
사회적인 명망과 그에 따라오는 부. 그것이 근거라고 말했다.
" '귀하다 천하다'를 구분하는 기준이 부와 명예야? "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치를 대변하는 것은 부와 명예니까"
" 부와 명예가 있으면 귀한 거고, 없으면 천한 거야?
부와 명예가 있으면 가치가 있는 거고, 없으면 가치가 없는 거야?"
나는 말문이 막혔다.
'가치 상실의 시대'라고들 한다.
'철학이 부재한 시대'라고들 한다.
무엇을 위해서 일을 하는지, 무엇을 위해서 돈을 버는지 , 삶에서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찰은 금방 사라져 버리는 공허한 메아리 같다.
그저 돈, 황금만능주의.
천편일률적인 기준은 개인의 다양성과 가치관을 뭉개버렸다.
자살률 1위 국가, 저출산 1위 국가, 혐오로 물든 사회.
불쌍한 사회에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천루와 고분.
내가 제일 좋아하는 풍경이다.
과거에 위용을 떨치던 자들은 초라하게 누워있다.
본인은 아닐 거라는 듯이 빌딩은 당당하게 솟아있다.
하지만 세월이라는 풍파를 겪으면 그 역시 공허함만 남게 될 것이다.
어떤 가치를 좇아야 하는가.
풍경을 볼 때마다 나는 고민했었다.
고민 끝에
나는 꽃을 샀다.
공허함으로 남게 되는 마천루도 고분도 아닌
금방 사라져 버리는 꽃을 선택했다.
잃어버린 가치를 되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