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포옹이었다.
트라우마에 대해서
두 번의 부상.
아이는 주저앉아 버렸다.
요즘 기숙사 생활은 어떻냐는 엄마의 물음에
대답 대신 눈물을 흘렸다.
엄마는 그 즉시 아이의 손을 잡고 감독을 찾아갔다.
처음으로 보는 엄마의 단호한 모습.
그날부로 아이는 축구를 그만두었다.
나는 그 아이를 외면했다.
아니 부정했다.
쉽게 주저앉은 아이를,
본인의 의지로 그만두지도 못하는 아이를,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아이를,
용서할 수 없었다.
그 후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그리고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면서
그 아이처럼 되지 않겠다며 발버둥을 쳤다.
나는 아이가 보란 듯이 행동했다.
아이는 멀찍이 떨어져서 그런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런 나는,
어른인 줄 알았던 나는.
삶이 던진 물음 앞에 철저히 무너져서
아이처럼 울고 있었다.
아이는 조용히 다가와 나를 안아주었다.
그저 안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