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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Dec 28. 2020

흉터를 지울 순 없지만, 다시 세울 순 있다. 드레스덴

전쟁을 기억하는 성당

유럽 여행 중 인기 있는 코스가, 베를린에서 드레스덴을 잠깐 들린 뒤 프라하로 바로 가는 코스이다. 아름다운 성당과 건축물로 유명한 드레스덴 시내를 천천히 둘러보는데 점심 한 끼 먹고 4~5 시간이면 충 분하니 적당한 코스이다. 그런데 드레스덴의 구시가 지의 건물들을 보면, 거뭇거뭇한 그을음이 잔뜩 끼여있는 까만 벽 돌과 새로 보수한 하얀 벽돌의 대비가 눈에 띈다.


- 전쟁의 드레스덴

하지만 매우 아름답던 드레스덴은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무자 비한 폭격으로 도시 전체가 쑥대밭이 된 곳이다. 약 3만 5000명 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도시 자체가 없어져 버리는 것도 무리는 아녔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아름답던 성당이나 건축물은 모조리 폭탄 앞에 파괴되었다.

프라우엔키르헤 전망대에서 본 드레스덴, 올라가기 힘들다.

- 전쟁을 기억하는 검은 돌

2차 대전 후, 유럽의 테라스라 불리던 아름다운 도시 전경은 모 조리 파괴되었다. 하지만 드레스덴은 독일 동부, 작센주에 위치해 서 동독에 속하게 되었고, 서독보다 경제력이 부족하던 동독은 드 레스덴의 복구에 미온적인 대처만 하였다. 동독의 시민들은 동독 정부가 복구의 의지가 없자 무너진 성당의 잔해에서 멀쩡한 돌을 찾아 번호를 매겨 보관해 후일에 복구할 것을 준비했다고 하니 드 레스덴에 대한 주민들의 사랑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독일 통일 후 본격적인 복구가 시작되었다. 서독에서 정책적으로 동독 주민의 환심을 얻고자, 드레스덴의 건물들을 새로 세웠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건축물이 목재를 중심으로 만들어 져 전쟁 후 복구를 했지만, 예전에 모습과는 다를 수 밖에 없어서 아쉽다.

- 통일

성당에서 내려와 강가로 가면, 유럽의 발코니라 부르는, 아름 다운 브륄의 테라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강가를 따라 마련된 높은 층의 테라스로, 각종 카페와 레스토랑이 이를 활용해 장사를 하고 있어 풍경을 즐기기 좋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과 복구 노력 덕분 에, 드레스덴은 통일 후 재건의 상징 같은 도시가 되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개성 공단이 있는 개성시가 이에 비할 만한 곳 으로 생각된다. 서울과 가깝고 한옥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통 일 후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도시이다. 살아서 개성을 가 볼 일이 있을까 싶지만 단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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