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소녀들의 K-POP 버스킹
포르투의 관광지는 대부분 동 루이스 다리 근처에서 해결 가능 하다. 사람들은 다리 밑에서 와이너리 체험을 하거나, 할 일 없이 동 루이스 다리 근처 공원에서 놀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노리고 동 루이스 다리 하부를 가면 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 들의 용맹함과 겁 없음에 나도 모르게 호주머니에 돈이 나온다.
- 포르투 할머니
유럽의 서쪽 끝에 위치한 포르투는 동 루이스 다리에서 보는 바 다와 석양이 가장 멋있다. 어스름하게 깔리는 석양과 붉게 물든 다리를 보고 있으면 모든 것이 끝나가는 아쉬움이 몰려온다. 그래 서 당시 동 루이스 다리와 석양이 절묘하게 겹쳐지는 SNS에서 유 명한 촬영샷이 있었다. 가든 오브 모로 공원 옆에 세하 두 필라르 전망대 아래에 있던 공터였는데, 구글에서는 'Pedra do Cassino' 라는 장소로 불리고 있다. 사람도 별로 없고 고양이만 가득하며 공 원 같은 곳이라 할 일 없던 내가 혼자 쉬면서 사진 찍기 딱 좋았다. 그렇게 혼자서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할머니가 다가오더니 이 곳에서 나가라고 했다. 인종차별인가 싶을 때쯤, 영어로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이 곳에서 지난주에 일본인 여자애 둘이 왔다가 외국인들한테 강도당했다. 경찰도 왔지만 잡지도 못했고 우는 일본인들이 불쌍하더라. 여기는 위험하니깐 저쪽으로 가라
사람들이 없는 이유가 있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원 바로 옆에 서 나무로 가려지고 사람들의 발걸음도 뜸하며, 관광객들만 가끔 오는 곳은 강도들이 활동하기 딱 좋은 곳이었다. 그제야 곧 무너질 것처럼 지붕이 없고 유리창, 낙서로 가득 찬 폐허 같은 건물에 눈 에 띄었다. 주변에 인기척이 전혀 없다. 나중에 사진 찍으러 다시 갔을 때는 6~7명의 동행을 만들어 다 같이 갔다. 지금 구글 스트 리트 뷰로 다시 보니 무너진 건물은 재건축해서 호텔이 되었으며, 그 공터는 주차장과 건설 자재를 놓는 곳으로 쓰이고 차가 다닐 수 있는 길도 생긴 걸 보니 조금은 안정된 거 같다. 포르투 할머니가 나를 쫓아내려고 거짓말한 건가 싶은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치안 이 좋은 포르투갈에서 겪은 오싹한 일이었다.
- 포르투갈 소녀들의 K-POP 버스킹
포르투 와이너리 투어를 마치고 밥을 먹기 위해 걸어가고 있는 데 길거리에서 한국 노래가 들려왔다. 버스킹 하는 한국인이라도 생겼나 싶었지만,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포르투갈 아이들이 공터 에서 한국 노래를 크게 틀고 춤을 추고 있었다. 한국인들이 아이들 에게 이것저것 던져 주었는지 어떤 아이는 유럽에서 보기 힘든 휴 대용 선풍기를 들고 있었다. 아이들이 나와 함께 있던 동행을 보자 마자 한국인이냐고 물어보며 먼저 접근해왔다. 나는 달리 줄 건 없 었고 한 아이가 생일이라길래 기념품으로 들고 다니면 복주머니 를 한 개 주었을 뿐이다. 같이 다니던 동행이 블랙핑크 로제의 동 창이라고 해서 아이들이 열광하던데, 나는 그 때 블랙핑크를 잘 몰 랐다. 지금에서야 블랙핑크, BTS 등 K-POP이 전 세계의 응원을 받고 있지만, 이미 2018년에 포르투갈의 10대들이 내가 모르는 K-POP을 알고 있을 정도로 K-POP이 점점 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