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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Apr 25. 2020

관객 크리티컬이 존재하지 않는 곳 <시네마 천국>

그 시절 영화를 관람하는 매너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영화관에 관객이 줄어들면서, 영화들이 개봉을 취소 했다. 자연스레 영화관은 옛날 영화들을 재개봉하기 시작했다. OTT 어플의 발전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집에서도 얼마든지 영화를 관람할 수 있지만, 영화관의 큰 화면과 어두운 공간 그리고 편한 의자에서 영화를 보는 것과의 차이는 매우 크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번 기회는 지나간 명작을 제대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이다.


- 관크 없는 영화관

그래도 재개봉은 인기가 없는지 관객 수는 많아야 한 관에 다섯 명을 넘질 않는다. 두 자릿수를 찾기 힘들다. 그래서 일명 관랙 크리티컬(관크)라고 부르는 비매너 관객도 줄어들었다. 다년간 영화를 혼자 봐오면서 각양각색의 관객들을 만나왔다. 영화 두 시간 내내 칭얼대던 아이부터, 전화를 받고 통화하던 아주머니, 줄 안 서고 알바한테 소리 지르던 아저씨까지 다양한 진상들이 가득한 영화관을 자주 만났다. 이런 크리티컬들이 없는 지금의 영화관은 관람하기 너무 좋다.

어린애가 담배를 펴도 이상하지 않은 시절

- 관크 있는 영화

그런데, 영화관에는 없는 관크가 영화 안에서 보였다. 영화를 좋아하는 꼬마 토토와 영사 기술자 알베르토의 인생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 속에서 대부분의 배경은 작은 시골의 영화관이다. 그 영화관에서는 지금 같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담배 피며 말하고 떠드는 건 비정상적인 일로 간주하지도 않고, 2층에서 침을 뱉는 사람, 야한 장면에서 자위를 하는 어린애들, 성관계를 가지는 커플, 심지어는 매춘까지....  만약 지금의 영화관에서 일어났다면 기사 나오고 경찰이 출동할 일들이다.


- 비정상의 정상화

그런 비상식적인 일들이 영화관에서 나와도 이 영화는 잔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호평받는 명작에 속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1940년대 2차 대전 와중의 이탈리아에게 영화관은 마을의 유일한 오락거리이고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임을 바로 이해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 병사과 공주의 100일

병사가 공주를 기다리다가 99일째에 창 밖을 떠난 이유는 병사가 공주가 나를 사랑하지 않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애초에 공주가 병사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100일 동안 기다리라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나중에라도 마음이 생겼다면,  99일 안에 병사를 말리러 왔을 것이다. 100일이 지난다고 해서 공주는 병사를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랑은 상호적인 감정이다. 어느 한쪽의 사랑만으로는 사랑이 성립되지 않는다. 이야기가 토토와 엘레나의 헤어짐을 예상하는 복선일 것이다.


- 엘레나의 이야기가 추가된 감독판

대부분의 관객은 2시간가량의 글로벌판으로 감상하며, 장례식 이후 토토와 엘레나가 다시 만나거나 하는 미래를 상상했을지도 모르겠으나 이 둘의 결말이 추가된 감독판도 존재한다. 토토와 엘레나가 결국 헤어진 자세한 이유와 사족 같은 장면들이 추가되어 있다고 하니 감독판을 찾아서 보는 것도 좋겠다.


- 마지막 키스신

마치 인류 최초의 야동을 보여주는 듯한 키스신 모읍집은 이뤄지지 못한 토토와 엘레나의 사랑과 대비되서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알베르토의 토토를 향한 부성애가 결집되어 보여진 이 필름 모읍집은 영화 초반에 내가 필름을 주지만 내가 가질꺼라는 복선이 훌륭히 회수되며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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