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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의미 Feb 07. 2024

상상초월, 현미로 키토죽 만들수 있다고?

나는 천성이 부지런하다. 엄마말로는 새벽부터 사부작사부작 거렸다 한다. 엄마 아빠는 자고 있어도 혼자 놀던 아이. 그 아이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다. 나의 부지런은 N년째 계속된다. 더구나 빡센 간호사 문화에서 부지런 3차 성징을 맞이했다. 나는 모든 시간을 3교대로 소분하는 재능을 가졌다. 아 지금 이 때쯤 병동에서는 뭐하고 있겠구나. 직업병도 이런 직업병이 있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집에서도 업무하듯이 시간을 소분해서 쓰는 걸 좋아한다. 예전에는 매일 일거수 일투족을 바인더에 기록하고 그 시간안에 끝내는 것을 좋아했다. 지금도 그런 편이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시간 강박은 조금 내려놓으려 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잘되지 않는 것은 안비밀. 어쨌든 이 시간 쪼개기 때문인지, 하고 싶은 게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작년 겨울부터 목이 좋지 않다. 웬만한 항생제를 때려부어도, 약을 먹어도 잘 낫지 않았다.





그런대로 겨울이라 아침에 동면을 취하려고 노력중이고 실제로 예전보다는 잠자는 시간을 많이 늘렸다. (6~7시간 정도 잔다.) 그럼에도 이 편도선은 가라앉지 않아서 말하기도 아프고 음식을 먹을때 입을 크게 벌리면 아프다. 슬프게도 그럼에도 밥벌이가 무엇인지 출근했다. 대학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냐 생각했을 무렵, 일단 동네 이비인후과에 가보고 그래도 약발이 받지 않으면 가야겠다 생각해서 이미 예약도 했다. 이비인후과 의사왈.





아니. 이 정도 약을 썼으면 들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안 가라앉지?
이틀 뒤에 상태를 지켜보기는 할거지만 너무 아프거나 그러면
응급실이나 외래 통해서 대학병원 가세요. 소견서 써드릴게요.




가장 빠른 진료가 다음주였는데 다음주까지 기다렸다가는 편도선이 목밖으로 뚫고 나올 기세라. 당일 접수를 하고 기다려서라도 보던가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결국 콜센터에 전화해서 이번주 투오프중 하루로 잡았다. 그래서 어찌저찌 나는 밥을 먹기 힘들었고 부드러운 죽같은 걸 먹어야 했다. 잠깐 다이어트도 스킵해야 하나 생각했지만 또 그럴수만은 없어서 기존의 방탄커피와 공복시간은 유지했다. 죽을 먹는다는 걸 탄수화물을 먹는다는 것을 의미했으니까. 야채해독스프를 만들어야 하는데 컨디션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핑계로 아직 못 만들고 있다. 오늘 만들 것이다. (별 건 아닌데 야채 손질 든 손가는 게 많다.) 지난번에 1시간 넘게 걸린 것 같다) 이틀 동안 죽을 사다먹었는데 요즘 죽값이 만원을 넘드라. 핵.. 손절 물가에 만들어 먹기로 결심. 코인 육수, 새우살, 쪽파를 구입했다. 30000원 좀 넘게 들었는데 어차피 사두면 계속 쓸 식재료들이니까.











재료 새우살, 버섯, 당근, 양파, 쪽파(대파도 쌉가능) , 다진마늘 1숟갈 , 쪽파, 코인육수 1개내지 2개, 참치액젖 1큰술, 물 500ml, 밥1공기, 소금, 후추 약간  



1 양파, 버섯, 당근, 쪽파를 다진다
2 새우살과 다진 야채, 다진 마늘, 소금, 후추를 넣고 볶아준다
3 새우살이 익으면 물 500ml에 코인육수 1~2개, 밥 1공기를 넣고 끓여준다
4 간보면서 참치액젖 및 물조절, 밥양 조절을 해준다
5 냄비가 눌어붙지 않도록 주의. 휘휘 저어준다

 



이와중에 저탄을 위해서 밥을 홍미와 현미로만 했다. 현미도 도정된 현미를 사용해서 백미 식감과 유사한 현미로 밥을 지었다. 씹을 때 식감이 까실한게 현미이기는 했지만 예전 현미보다는 나은, 다이어터라 양조절은 필수. 식이섬유를 먹어야 하기 때문에 점심에 사온 샐러드 채소에 올리브 오일 발사믹 식초를 활용했다. 김치나 이런 것에 먹으면 존맛. 편도선 날아가는 맛. 편도가 좀 나아지면 반찬 씹기도 도전하겠지만 당분간은 현미 키토죽을 먹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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