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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의미 May 10. 2024

<산페드로 요새>세부 화장실, 2차 충격받은 까닭

다음날 아침, 우리는 계획대로 택시를 타고 산페드로 요새에 가기로 했다. 전 날, 가이사노몰 그랩 택시 사건 이후 우리는 신중했다. 어차피 호텔이니 직원에게 택시를 불러달라고 하면 될 일이었다. 냉방이 되지 않은 호텔 로비에서 우리는 벨보이에게 택시를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우리와 같은 경쟁자(?) 한국인이 몇 있었다. 그렇게 잠깐의 기다림 끝에 우리는 택시를 탈 수 있었다. 벨보이는 산페드로 요새에 가달라면서 택시 아저씨에게 우리를 대신해서 말해주었다. 그럼에도 어디까지 가는지 물어보는 택시 아저씨. 산페드로 요새에 간다니 알겠단다. 그렇게 차로 15분 20분만에 도착한 산페드로 요새는 과연 관광지 답지 싶었다. 





우리와 같은 관광객들이 일단 많았고, 체험학습인지 견학을 온 필리핀 현지 학생들, 곳곳에서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또 택시가 많았다는 점도 관광지긴 관광지구나. 요새라고 해서 특별한 기대감이 있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크로아티아에서 스페인 요새를 갔었는데 그냥 말그대로 대포랑.. 성벽 흔적만 있었던지라 뷰맛집 이었던 기억밖에는 없었기에 요새라면 다 비슷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흔히 포토존이라고 하는 이 성벽 앞에는 대기줄을 서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우리도 그런 절차(?)를 거쳐 인생샷을 찍을 수 있었으니, 아무튼 그렇게 각자 사진 한장씩을 건졌다. 












페드로 요새는 2층 정도 구조로 되어 있었는데 1층에는 미술 작품 전시, 화장실 등이 있었다. 1층이 마치 광장처럼 되어 있었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조금 높은 곳에서 하늘을 볼 수 있는 전망이 있달까. 정말 그게 다였다. 그렇지만 입장료 매우 저렴해서 한번 찍고 갈만한 곳이다. 2층에서도 인생 샷을 몇 컷 건지고 사진 찍은 기억밖에는 안난다는, 너무 찌든 더위에 한바퀴 라운딩 돌듯이 걸어 내려갔다. 그리고 마젤란 십자가와 산토리뇨 성당을 가기전 화장실에 들렸는데, 내 앞에 나오는 사람이 나에게 영어로 뭐라 말했다. 아마 물이 안내려간다 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화장실이 3칸이었다면 2칸은 물이 안내려갔던 것! oh my god~! 





그 사람은 나오더니 화장실 직원에게 영어로 뭐라고 말했고, 직원은 바가지 비스무리하게 생긴 것을 들고 왔다갔다 거렸다. 아마 바디랭귀지와 오고가는 대화 정황상 저걸로 물을 받아 내려라 라는 뜻인 것 같았다. 여기서 판타유판 폭포.. 모알보알 화장실과 별 다를게 없는. 아 물론. 차이점이 있다면 아메리칸 스탠다드 양변기 였는데 우리 나라 같이 양변기가 온전히 붙어있지 않는다. 여기서도 엉덩이 들고 쌌던 걸로 기억. 내 뒤에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는 동생에게 친절하게 브리핑했다. 






OO아, 여기 변기 뚜껑 없어. 

변기 뚜껑 없다고요? 



응. 그래서 엉덩이 들고 싸야해.




헉..! 나는 그 때 OO이의 눈이 커지는 것을 봤다. 그래서 위로의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래도 물은 내려가. 저쪽은 물이 안내려가는 것 같아. 여기서 해. 






그렇게 둘은 그래도 물이 내려가는 한국식 양변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세부 시내 관광지에서도 물이 내려가지 않는 건 충격적인걸?! 






작가의 말: 한국와서 가장 좋은 점은 수압 쎄고 물 잘내려가는 변기와 화장실. 아이러브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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