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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의미 May 11. 2024

<마젤란 십자가> 이곳마저도 포토 전쟁

그렇게 산페드로 요새에서 알차게 화장실까지 갔다오고 마젤란 십자가로 향했다. 구글맵스를 켜니 정말 가까운 거리에 있었음에 한번 더 놀램. 그래도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걸어가다가 산페드로 요새 직원 발견. 그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마젤란 십자가로 가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하니? 




그는 친절하게 길건너서 세븐일레븐을 끼고 직진하면 바로 마젤란 십자가가 있다고 했다. 마침 견학인지 체험학습에 나온 필리핀 학생들이 있었는데 이 친구들도 그쪽으로 가는 것 같았다. 그 친구들중에 우리에게 "hello" 라며 말을 거는 친구도 있었는데 우리가 신기한 듯했다. 나는 너가 신기한데? 서로 피차 신기해하는걸로. 아무튼 그래서 우리는 그 학생들을 본의 아니게 쫓아가게 되었고, 중간에 i love cebu 기념품샵을 지나 마젤란 십자가 입성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음에도 엄청난 인파에 우리가 제대로 찾아왔구나 싶었다. 필리핀 현지 사람들은 한국말을 잘했는데 "언니. 자석." "언니 싸요." 그러면서 호객 작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그들을 필리핀 사람으로 알아보는 것처럼 그들도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관광지보다는 그 앞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나 할까. 나는 갑자기 성경에서 읽었던 글귀가 떠올랐는데 예수님이 살아 있을 때도 성전 앞에서 파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는 대목이었다. 이게 왜 생각났는지는 모르지만 여튼 그랬다는 거. 마젤란 십자가는 작았지만 정교했고, 그 때 당시 사람들을 이걸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을까? 싶은 것들이 있었다. 그곳에서도 포토 스팟은 있었고 줄서서 눈치게임으로 찍는 분위기랄까. 우리도 줄을 서서 자리를 잡아보려고 했다. 관광지를 관리하는 직원이 있어 그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했으나 자기는 잘 찍을줄 모른다나 모라나. 그래서 저기 사진 잘 찍는 찍사가 있으니 그에게 부탁하라고 했다. 





우리는 사진에 진심인 필리핀 커플에게 촬영을 부탁하게 되었고 그가 찍어준 사진은 그래도 꽤 센스있었다. 그 와중에 호객 작업을 하는 아저씨에게 선글라스를 100페소에 구매했다. 동생은 과연 이렇게 싼데 자외선 차단이 될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했다. 그건 나또한 마찬가지였지만 뜨거운 태양빛에 눈을 질끈 감게되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아저씨는 처음에 150페소를 제시했는데 동생이 너무 비싸다고 하니 좋아. 그럼 100페소 이렇게 흥정했고 우리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귀국하고나서도 그 선글라스 잘 사용하고 있다는. 





 


작가의 말: 여행의 꽃은 뭐다. 남는 건 사진밖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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