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소녀의 세계, 자기를 사랑하지 못했던 아이

by 광자


20201229_085202.jpg 출처 네이버 웹툰 소녀의 세계




저는 20대 후반 남자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네이버 '소녀의 세계'라는 웹툰에 강하게 끌려 4시간 동안 시즌 1을 정주행 했어요. 정말 완-전 몰입해서 웹툰을 봤습니다. 이렇게 도중에 끊지를 못하겠다!라는 느낌은 카카오 페이지의 '나 혼자만 레벨 업'이후로 처음이었어요. 그만큼 재밌었고 저 자신에게 주는 메시지도 굵직했습니다.


4명의 여고생들의 우정을 그리는 소녀의 세계. 그림체는 귀엽지만 사실 안에 내용은 현실적인 부분들이 꽤 있어요. 한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면 그 누구나 겪어봤을 부분들, 그리고 학창 시절을 벗어나 사회에서 인간관계를 하면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귀여운 그림체 안에 녹아내려져 가 있었는데요. 저도 과거에 소녀의 세계의 주인공이 했던 고민들과 비슷한 고민들을 한 적이 있어서 더 몰입해서 웹툰을 보게 되었습니다.

20201229_085257.jpg 출처 네이버 웹툰 소녀의 세계




여러 고민들이 작품 중에 등장을 하는데, 그중에서도 주인공이 시즌 1 내용 전반적으로 느끼는 '열등감'에 대한 부분이 공감이 크게 갔습니다.


주인공은 주변 친구들에게 열등감을 느낍니다. 주변 친구들이 비정상적으로 이쁘기 때문인데요. 그 때문에 친구들 선물 셔틀이 되어버립니다. 편지 셔틀, 선물 셔틀로 매일을 보내던 주인공은 시간이 지날수록 비참함을 느낍니다. 결국, 친구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말하고 난 뒤 관계를 끊게 되는데요. 이후 주인공은 문제가 친구들에게 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던 자신의 태도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다시 친구들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20201229_085048.jpg 출처 네이버 웹툰 소녀의 세계





저는 이런 일이 우리 일상에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과 나를 비교하게 됩니다. 그 비교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른다면 상관없지만, 대부분은 내 아픈 부분은 후벼 파는 것 같아요. 사실 남들은 내 단점이나 모자란 부분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데 내가 그 부분을 집중 조명해서 보니, 그 부분이 더 커 보이고 가끔은 그것이 내 앞으로의 행동들을 막기도 합니다.


뻔하지만 중요한 건 어떻게 대하느냐가 아닐까요. 내 부족한 부분을 바라보고 아파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부분을 어떻게 전환시켜나갈 것인지, 그리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 일지를 생각해본다면 상황은 분명 나아집니다. 마치 작품 속 주인공이 주변 친구들 외모에 낙담해버리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공부를 한다던지 혹은 주변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한다던지 해서 스스로의 존재감을 확보해낸 것처럼요.




e712537210_1.jpg 출처 알라딘



읽었던 책 중에 미나토 가나에의 '조각들'이라는 책이 생각납니다. 이 책에서는 한 여학생의 죽음을 두고 그 죽음의 원인을 하나 둘 찾아나가는 긴장감 있는 소설입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요소는 바로 '외모'입니다. 뚱뚱하다는 이유만으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던 여학생은 그래도 씩씩하게 학교 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편견은 끊이지 않고 결국 남들의 시선 때문에 여학생은 지방흡입이라는 수술을 받게 됩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까지 외모에 관해서 집착하고 타인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걸까요.


그건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 아닐까요. 점점 어려워지는 취업, 그리고 sns 상에서 보이는 이쁘고 잘생긴, 거기에 능력까지 좋은 사람들이 자꾸만 보이니깐요. 무언가를 욕구하도록 자꾸 부추기는 세상은 우리에게 스스로를 만족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새로운 소비를 하니깐요.


하지만 우리가 남 좋으라고 사는 건 아니잖아요, 내가 행복해야 남도 신경 쓸 수 있기 때문에 내 장점을 돌아보고 발전시킬 부분은 어떤 점이 있는지를 찾아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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