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인터넷으로 만화를 본다는 것 자체에 꽤나 거부감을 느꼈던 저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웹툰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금요일 일과를 마치고 샤워한 뒤 자기 직전에 침대에 누워 웹툰을 보는 시간이 제게는 최고의 휴식 시간이 되었습니다.
만화를 좋아하는 대다수의 분들이 처음에는 웹툰이라는 장르 자체를 신기하게 여기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은, 웹툰 없는 출퇴근 길이 어색하게 느껴지고, 친구들과의 수다에 '너 웹툰 뭐봐?'라는 질문이 꽤나 자주 등장하게 된 것일까요?
오늘 포스팅에서는 우리가 왜 웹툰을 보게 되었는지, 어떻게 웹툰이 우리의 일상에 파고들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웹툰이 지닌 편리함
출처 : 허핑턴 포스트
이는 어떻게 보면 웹툰과 만화책이 가지는 물리적인 특성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핸드폰은 우리가 일상생활 중에 당연히 휴대하고 다니는 일상 생활품으로서 자리매김했지만, 만화책은 그렇지 않죠. 챙겨도 그만 안 챙겨도 그만인 일종의 부가적인 물품입니다. 문제는 만화책을 챙기기 위해서는 에코백과 같은 최소한의 무언가가 추가로 수반된다는 것이죠. 이 사소한 차이가, 콘텐츠를 즐기기까지의 과정을 몇 단계 추가하냐 안 하냐를 결정짓습니다.
또한 웹툰은 개인 스마트폰으로 시청함으로써, 상대방에게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노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내 핸드폰을 몰래 훔쳐본다면 무슨 웹툰을 보는지 알 수 있겠지만, 타인의 핸드폰을 대놓고 보는 것이 정상적인 행동의 범주에는 든다고 생각하지 않아 제외하겠습니다. 반면 만화책의 경우 표지를 통해서 내가 어떤 내용의 만화책을 보고 있는지 타인에게 노출됩니다. 실제 내용은 아주 일반적이어도, 표지가 민망하다면 지하철에서 읽기에는 쉽지 않겠죠.
2. 그때의 그 감정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출처 : 네이버 웹툰 아홉수 우리들
이제는 웹툰이 가진 물리적인 특성에서 벗어나서 웹툰이라는 콘텐츠 자체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는 웹툰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던 순간들이 꽤나 많습니다. 제 브런치에서 자주 소개되는 아홉수 우리들이라는 웹툰을 보면서, 20대 후반의 고민들에 대해서 절절하게 공감하기도 했고, 주인공들이 그런 고민들을 이겨내는 순간을 보면서 힘을 얻기도 했어요.
신의 탑이라는 웹툰에서 주인공 밤이, 더 이상 남의 기술을 카피하지 않고 오롯이 자신만의 오리지널 기술을 사용해낼 때, '그래, 나도 남들이 좋다는 것을 하지 말고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해서 하자'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웹툰 더 복서
이렇게 저처럼 웹툰을 보면서 특정 장면에서 감동을 느끼는 분들이 적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감동을 받고 나면 그 장면을 쉽사리 잊히지 않는 법인데요. 그러다 보니 다시 그 장면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그럴 때 웹툰은 내가 원하는 장면을 바로 다시 가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언제든지 내가 느꼈던 그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것이죠.
3. 내 일상을 이야기한다.
웹툰은 주로 우리의 일상을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일상을 이야기했을 때, 우리는 웹툰에 공감할 수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생활 속에 웹툰이 녹아들 수 있게 되니깐요.
출처 : 네이버 웹툰 소녀의 세계
월요 웹툰에 [소녀의 세계]라는 웹툰이 있습니다. 여고생들의 인간관계를 은근 현실적으로 그려낸 만화인데요. 저는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에 나오는 인간관계의 스트레스들이 너무나 공감이 갔어요. 그래서일까요, 씩씩하고 주도적인 주인공을 보면서 나도 내 일상 속에서 주인공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이 웹툰을 보면서 들곤 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웹툰 취사병 전설이 되다.
이외에도 토요웹툰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군대 이야기, 금요웹툰 [여성전용 헬스장 진달래 짐]에서 나오는 운동 관련 에피소드들은 '맞아 나도 이랬었지...'라는 우리들의 지난 경험들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키는데요. 이렇게 웹툰은 우리 일상과의 연결됨으로써 보다 친숙하게 느껴지고 단순히 잠깐 보고 마는 무언가가 아닌, 때로는 내 삶을 돌아보게 하고, 때로는 내 삶의 고민을 같이 해결해주는 상담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4. 아무튼 메모 : 부담 없이 다가왔던 책
출처 : yes24
오늘 포스팅에서는 제가 웹툰을 보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결국 제가 웹툰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부담 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어요. 편리하게 언제든지, 내 일상의 고민을 웹툰에게 털어놓을 수 있기에 매일 웹툰을 보게 된 것 같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웹툰처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아무튼 메모]라는 책 한 권 짧게 소개드리면서 이번 포스팅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한겨레 21
아무튼, 메모는 메모라는 행위 자체를 통해 작가가 어떤 경험을 했고 메모를 통해 자신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는지를 에피소드 중심으로 소개하는 책입니다. 책 크기도 작고, 에피소드 중심으로 진행되는 책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평상시 메모를 자주 하시는 분들이라면, '와 내가 한 메모에 이런 의미가 담길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 또한 드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