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26일 오후 1:14
지금은 방학입니다. 하지만 괜스레 거의 처음으로 맞는 콘텐츠 방학을 허투루 보내기 싫다는 생각에 원고를 적게 되네요. 방학을 보내는 이유는 자체 콘텐츠에 대한 부담으로 일에 대해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목화레터를 일주일에 한 번씩 연재하는 것에 대해서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너무 편해요. (웃음)
사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지금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콘텐츠들만 중단했을 뿐, 객원 에디터로 일하는 것과 더불어 7월에 있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7월달에 하는 ‘오프 진 페스티벌’에 대해서는 감회가 남다릅니다. 왜냐하면 제가 23년도에 대학 졸업을 하고 성실히 임할 수 있는 컨디션이 되어 처음 나가는 행사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제가 줄곧 노래를 부르고 이상하게 간헐적으로 업로드를 했던 ‘목화만화’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화가로 불릴 때 정말 많은 의문이 들지만, 어쨌거나 19년도 ‘명란만화’ 이후로 6년 만에 선보이는(엥?) 제 공식적으로 두 번째 만화입니다. 6년 만이라고 하니 제가 얼마나 망설였는지 알겠습니다. 아무래도 바로 출간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그래도 나름 알차게 준비했으니 예쁘게 봐주세요!
오늘은 서두가 길었고, ‘참을 인 세 번이면,’ 즉, 인내에 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여러분 요즘 인내할 일이 많으시리라는 걸 압니다. 왜냐하면 제가 글을 쓰는 이 장마철 속 살아남기란 ‘서서 인내하기’와 다름이 없으니까요. 눅눅하고 습하고, 불쾌하고 덥고, 부는 바람은 왠지 모르게 찝찝해요!
저는 요즘에 제가 하는 작업에 대해서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작업으로써’ 사랑받기를 원하거든요. 제가 올리는 만화, 그림, 글 그 모든 것들이 여러분이 안아주는 느낌이 들만큼 사랑받길 원합니다. 많이 아낌 받고 소중히 다뤄졌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하는 일들은 가시적으로 그 사랑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 작업을 다루는데 확신을 갖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지금 쉬고 있습니다. 진짜 제가 하고 싶어질 때까지,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인내’입니다. 참는 마음이고, 기다리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인내란 단기간에 해결되는 일이 아닙니다.
제가 작업이나 전반적인 삶을 다룰 때 나오는 ‘인내’란 장기적인 인생을 보고 참는 것을 말합니다. 일례로 어제 우연히 전화로 무료 사주를 보았습니다. 그분은 제가 하는 일 그대로 쭉-해야 하며, 제 그릇이 크기 때문에 그릇이 작아질 만한 다른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43세에 진정한 빛을 볼 것이라고 하셨어요. 들으면서 정말 좋았지만, 그럼 도대체! 대충 16년에서 17년 동안 저는 뭘 하고 살아야할까요?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출판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러면 어떻게 계획을 세우면 좋을지에 대해서 스스로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 예시처럼 이러한 순간에 필요한 것은 인내입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삶의 끝을 보고 하는 기다림입니다. 따라서 안일하게 단기적으로 앞을 보고 행동하면 안 되겠죠. 그저 분노와 같은 감정을 삼키며, 하나하나 욱여넣듯 속에 힘듦을 삼키는 짧은 인내와는 다릅니다. 살인을 참을 수 있는 인내와는 좀 더 다르게, 사골곰탕 끓이듯 우러나오는 인내를 말해요.
저는 이번 레터를 제가 ‘인내심이 강하다. 나는 짱 셈!’으로 끝내고 싶지 않고요. 여러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삶을 기다리고 있는지, 당신이 가장 인내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 우리는 기다리는 마음으로 조급하지 않게, 남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인생을 살아가 봅시다.
제가 자랑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심리 상담을 다녀왔는데, 오늘이 430회였습니다. 저는 10년 동안 꾸준히 심리 상담을 430번 받으러 갔습니다. 일주일에 혹은 한 달에 한번 갈 때도 있었지만, 정말 힘들 때는 일주일에 두세 번 갈 때도 있었습니다. 이게 제 이력 중 하나라면 정말 좋을 텐데요. 저는 매번 이 심리 상담과 약물 치료가 도대체 어디에 쓸모가 있을까 하면서 10년을 기다렸습니다.
그 기다리는 마음이 요즘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살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저는 절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그럼, 장마 속 인사를 보내며 방학 중 보내는 목화레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목화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