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소년심판 리뷰 (인천 동춘동 초등학생 살인 사건)
청소년 범죄율이 가장 높은 연화지방법원 소년부에 사법부 최고 엘리트 심은석 판사가 새로 부임합니다. 심은석이 소년부를 자원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소년범을 혐오하기 때문이죠.
우리 형법상 만 14세가 되지 아니한 사람은 형사처벌할 수 없고, 소년법에 따라 최대 2년까지 소년원에 보내는 등의 보호처분을 내릴 수 있을 뿐입니다. 이 보호처분을 내리는 곳이 바로 소년부입니다.
심은석 판사가 부임한 연화지방법원 소년부에는 정치와 방송에만 관심 있는 강원중 부장판사와,
자신의 어려웠던 성장환경 때문에 소년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차태주 판사가 있었고, 심은석까지 3명으로 구성됩니다. 심은석이 부임하자 마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화초등학생 사건이 심은석에게 배당됩니다.
연화초등학생 사건은 13세의 미성년자 백성우가, 한낮에 같은 단지에 사는 8세 피해자 윤지후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하여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한 후 등산용 도끼로 사체를 훼손하고 사체는 아파트 정수조에 버리고, 장기는 음식물 쓰레기 통에 버린 끔찍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백성우는 사건 발생 직후 피를 묻힌 채로 도끼를 들고 경찰서에 자수하였고, 세상과 언론은 이 사건에 집중합니다.
백성우의 첫 심리기일. 백성우는 자신은 환청이 들리는 병(조현병)이 있다고 주장하며 놀이터에서 핸드폰을 빌려 달라는 피해자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고,
피해자가 신나서 놀며 지르는 소리에 화가 나서 충동적으로 피해자를 죽였다고 자백합니다.
백성우의 어머니는 첫 기일이 끝나고 나서야 나타나서 일 때문에 늦었다며, 뻔뻔하게도 심은석에게 자신의 아들이 형사 미성년자 아니냐며 빨리 풀어 달라고 요구합니다.
반면, 피해자의 어머니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고, 법이 어떻게 그런 사람을 감옥에 보내지 않냐며 심은석 앞에서 울지요.
답이 정해져 있는 사건처럼 보였지만 심은석은 사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백성우가 제출한 진단서를 보며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조현병 환자는 공통적으로 오랫동안 집중이 힘들다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살인을 한다면 스트레스에 의해 현장정리를 못한 채 살인현장에서 그대로 검거되는데,
백성우는 피해자를 계획적으로 살인하고 사체를 훼손하고 시체를 유기하는 등 치밀하게 행동했다는 것이죠.
결국 심은석은 이와 같은 사정과 백성우의 통화기록을 통해 사건의 배후에 제3의 인물 한예은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냅니다.
국회의원 공천을 앞두고 있는 강원중 부장은 이미 다 결론 나와 있고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사건인데 새로운 피의자를 주장하는 건 말도 안된다며 심은석에게 포기하라고 합니다.
차태주도 처음에는 강원중 부장의 의견에 동조하였으나, 백성우가 자수할 당시의 CCTV 영상을 통해 그 자리에 한예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차태주와 심은석은 함께 한예은을 찾기 시작합니다.
심은석은 PC방에서 한예은을 찾았고, 추격전 끝에 한예은을 잡습니다.
심은석은 한예은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하였으나 한예은이 거부하자 한예은을 강제로 연행합니다. 소년부 판사는 긴급동행영장을 발부할 수 있지만 심은석은 영장 없이 연행했으므로 불법이죠.
심은석은 한예은을 조사하는데, 한예은은 자신은 백성우를 모르며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 대해서는 모두 묵비권을 행사합니다. 심은석은 한예은을 압박하는 데에는 성공하지만 큰 소득 없이 소년분류심사원에 보냅니다.
심은석과 차태주는 백성우의 어머니를 통해 백성우가 사건의 전말을 자백하게끔 설득하고, 백성우는 결국 한예은의 존재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진술합니다. 그렇게 한예은은 형사사건으로 별도로 기소되고 재판이 열리죠.
한예은은 소년이지만 만 14세가 넘는 소년이기 때문에 보호처분 외에 형사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드라마와 달리 실제 소년부는 보호처분을 할 뿐 소년에 대한 형사재판까지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마지막 기일에 한예은의 변호인은 한예은이 심신미약으로 인한 우발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합니다.
한편, 백성우의 보조인은 백성우가 살인 및 사체 유기를 공동하여 저지른 것이 아니라, 단지 한예은의 범죄를 방조(도움)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한예은이 주장하는 심신미약이 받아들여지면 형이 감경될 수 있고 백성우가 주장하는 방조(도움)는 정범보다 필요적으로 형이 감경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재판부는 한예은이 백성우와 나눈 메시지, 엘리베이터 CCTV에 한예은이 찍힌 시간 등에 비추어
사건현장에 피해자를 데리고 온 사람은 백성우가 아닌 한예은이며, 두 사람의 사전 모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재판과정에서 백성우는 이 모든 것이 한예은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폭로하고, 한예은은 사체를 훼손하고 유기하라고 시킨 것이 백성우라고 진술합니다.
결국 가해자들의 자백으로 한예은에게는 징역 20년이, 백성우에게는 소년원 송치 2년이 선고되지요. 소년법 최고형은 15년이지만, 한예은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20년이 선고된 것이고, 백성우는 보호처분 중 최고 처분인 10호 장기 소년원 송치 처분이 내려진 것입니다.
딸이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을 때도, 교도소에 갈 때도 한예은의 부모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 사건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인천 동춘동 초등학생 유괴 살인사건입니다. 실제 사건에서 만16세 김모양은 휴대폰을 빌려 달라는 초등학교 2학년 여학생을 집으로 유인하여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실로 끌고 가 여러 부위로 토막내 훼손하였습니다.
김양은 화장실을 깨끗하게 청소한 다음 시체의 일부를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고, 일부 시신은 아파트 옥상 물탱크에 유기하였습니다. 입에 담는 것도 어려운 충격적인 사건이죠.
실제 사건에서는 드라마와 달리 백성우처럼 어린 아이가 아니라, 오히려 주범인 김양보다 나이가 2살 많은 만18세 박모양이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김양과 박양은 드라마에서처럼 범행 도중에도 “잡아왔다” “살아있어 여자애야” “목에 전선 감아놨어” “CCTV 확인했어?” “손가락 예뻐?” 등의 소름 끼치는 메시지를 주고받았습니다.
재판에서 김양과 박양은 서로 상대방이 주범이라며 책임을 돌렸고, 실제로 1심과 2심의 판단이 달랐으나 대법원은 김양은 징역 20년, 박양은 징역 13년(방조)을 선고하였습니다.
저도 자식 가진 부모로서 몇 가지 생각이 함께 듭니다. 먼저, 내 아이가 이런 범죄에 노출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14세 미만에 대한 형사처벌 불가가 과연 합당할까?
끝으로, 아이의 잘못은 부모의 책임이다.
여러 모로 마음이 무거운 리뷰입니다. 다음 리뷰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MISSION 장건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