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최종 목적은 파멸이 아닐 것이다

by 정강민

눈이 부시다.

화창한 태양빛이 먼지 낀 창문을 통과해 눈을 찌푸리게 한다. 어제 비가 왔다. 오늘은 확실히 환하다.


신부_ 신을 믿습니까?

농부_ 아니요, 믿지 않습니다.

신부_ 왜요?

농부_ 제가 신을 믿는다면 이렇게 살고 있겠습니까? 신부님처럼 그저 먹고, 마시면서 자신의 일만 생각하겠죠. 신이나 이웃들의 일을 잊어버린 채 말입니다.


톨스토이의 어떤 작품에 나왔던 말인가 보다.


위의 이야기 농부의 말에 진실의 힌트가 숨겨져 있다. 신을 진실로 믿는다면 신을 잊어버리게 된다. 나의 모든 행동을 신이 주제하기에 신의 존재를 인식할 필요가 없다. 신을 인식한다는 것은 신의 존재에 의문을 다는 행위다.


우주는 1초도 쉬지 않고 움직인다. 최종 목적지가 절대 파멸은 아니다. 신이 인간을 파멸시키려고 우주를 만들고,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신을 믿는다’와 ‘걱정한다’는 양립할 수 없다. 진심으로 믿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평온해야 한다. 우주를 주관하는 신을 믿는데 어떻게 흔들릴 수 있겠는가!

믿는다는 건 신이 하는 대로 따르겠다는 의미다. 어떤 결과가 나오던 신이 주제하는 대로 따르겠다는 의미다. 신을 믿는 사람에게 나쁜 결과가 생겨도 ‘신이시여! 왜 저한테 이러는 겁니까?’ 이렇게 말하지 않아야 한다.


믿는다는 건 맡기는 것이고, 고민이 생기는 순간 바로 절대자에게 위임하는 것이다. 이것이 믿는 것이다. 신에게 맡기고 대충 살자는 의미가 아니다. 신은 요구한다. 최선을 다해 자신을 갈고닦으라고. 그리고 주변을 이롭게 하라고........


어제는 흐릿한 비를, 오늘은 눈부시게 화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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