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공원 옆 도로는 양옆으로 빼곡히 주차된 차량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만이 공간을 채우고, 인적은 없다. 차량 한 대 없이 텅 빈 도로 위, 건널목 신호등은 붉은빛이지만 나는 그대로 건넌다. 곁에 서 있던 아저씨도 나를 따라 무심하게 위법을 범한다.
조금 피곤해 보이는 얼굴의 떡집 아주머니와 아저씨의 작은 말다툼도 고요 속에 묻힌다.
좁은 길을 따라 걷는 중, 나비 한 마리가 이른 아침 내 곁을 맴돈다. 그러나 햇살 가득한 오후의 우아한 나비가 아니다. 날갯짓이 숨 가쁠 정도로 빠르고, 몸집은 다소 크며 색은 검은빛에 가깝다.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난다.
도서관 개관까지 5분. 목을 돌리고, 허리를 돌리고, 무릎을 푼다. 나의 스트레칭을 보고 지나가던 아저씨가 팔을 위아래로 돌린다. 스트레칭은 분명 좋은 기운이다. 주변에 번져간다. 조용한 전염이다.
청소 아주머니가 문을 연다. 나는 두 번째로 입장한다. 늘 내 옆자리에 앉아 책을 펼치지는 않고 하루 종일 핸드폰으로 뭔가를 하는 아저씨도 언제나 일요일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조용한 풍경 속에서 내 하루는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