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Hope Gap)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Hope Gap)'은 29년간 결혼 생활을 해온 부부, 그레이스와 에드워드, 그리고 이들의 성인 아들 제이미의 이야기다.
시를 엮는 일을 하는 유쾌하고 솔직한 어머니 '그레이스'와 고등학교 역사 교사인 조용하고 신중한 아버지 '에드워드'는 겉보기에는 평범한 부부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느 날, 아들 '제이미'가 부모 집을 방문했을 때, 아버지 '에드워드'는 갑작스럽게 어머니 '그레이스'와 이혼하겠다고 선언한다.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고백하며, 그레이스는 큰 충격과 슬픔에 빠진다.
갑작스러운 남편의 이별 통보로 인해 그레이스는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무너지는 혼란을 겪는다. 그녀는 분노와 배신감, 그리고 깊은 상실감 속에서 힘들어하고, 이혼 과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한편, 부모님의 관계가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던 아들 '제이미'는 혼란스러워하면서도, 각자의 입장에서 부모님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부모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감정적인 고통을 겪는 어머니를 지탱해주려 애쓴다.
영화는 사랑과 결혼, 그리고 이별이 한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통해 충격, 불신, 분노, 그리고 마침내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까지, 관계의 다양한 면모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궁극적으로 이 영화는 힘든 이별을 겪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이어나가는 '생존'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레이스는 영화에서 시의 제목이라며 “I Have been here before.(나 여기 와 본 적 있다.)” 말한다. 먼저 걸어가 본 경험은 뒤에 그 길을 가는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된다며...
마지막 장면에 아들은 독백으로 ‘어머니가 좋아하는 시’라며 읊는다.
<투쟁해봤자 허사라고 말하지 말라>
지친 파도가 헛되이 부서지며
이곳에선 한치도 나아가지 못하는 듯하나
조용히 밀려오고 있지 않은가?
햇살이 들어올 때 동쪽 창으로만 오지 않으니
앞에서 본 태양은 천천히 솟아오른다.
얼마나 느린가
하지만 서쪽을 보라
밝게 빛나는 대지를
그리고 ‘아버지’를 생각하며 시처럼 독백한다.
처음에 제가 당신을 구원할 거라 생각했지만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건
당신을 존경하는 것뿐이네요
기쁨을 드리고픈 당신
내가 칭찬을 갈구하는 당신
내 아버지
나의 첫 번째 남성
나의 스승
나의 심판
미래의 내 모습
마지막에 ‘어머니'에 관해 시처럼 독백한다.
나이가 드셔도
항상 저보다 앞서 가시죠
저 길 멀리 앞에서요
당신들이 영원히 강인하기를 바라는
절 용서하세요
당신들의 고통은
제 고통입니다
당신들이 견뎌내면
저도 견딜 겁니다
제 손을 잡고 마지막으로
함께 그 길을 걸어요
그리고 절 놓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