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말을 해달라고 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두렵다

by 정강민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 고작 이런 평가인가?'

대학원에서 리포터를 열심히 했는데, 최저의 점수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교수님이 나를 싫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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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을 분석하는 툴에 관한 과제였고, 나는 논문이 아닌 시중에 나와있는 최신 서적을 참고해서 리포터를 작성했다. 참고한 책은 일본에서 출간한 책이었고, 한글로 번역된 책이었다. 전문서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신간이었고, 새로운 분석 툴을 다룬 책이라 생각해 열심히 읽고 리포터 했다.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정도면 칭찬을 받을 것이다!, 교수님도 좋아할 거다!'

하지만 평가점수는 최저점이었고, 지금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실망을 넘어 아주 너덜너덜해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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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스스로 만족하면 어느 정도 괜찮은 평가를 받는다. 근데 내 생각과 달리 완전 꽝이었다. 교수님에 대한 실망, 왜 그런 점수인지에 대한 이유가 궁금했다. 하지만 당시 따로 그 교수님을 찾아가 묻지도 못했다. 그냥 자신감도 없었고, 감히 교수님을 찾아가서 내 점수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는 것은 당시 내 상태에서는 거의 도발을 감행하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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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좌절의 기억 중 그때 기억이 생생한 건 아마도 뭔가를 열심히 했는데, 최악의 평가를 받았기 때문일 거다. 이런 비슷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거다.



타이탄의 도구들에 나오는 장면이다. 데스 레이스에 참가했던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선수는 자신이 뛰어난 달리기 선수임을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었다. 그런데 정신이 완전히 붕괴된 것이다. 왜냐하면 도중에 주저앉아 펑펑 눈물을 쏟는 상황에 처하리라곤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또 올림픽 대표로 출전했던 스키 선수의 이야기도 나온다. 그는 15시간, 18시간을씩 버티다가 결국 무너졌다고.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올림픽을 참가한 선수다. 평생 훈련에만 매진했다. 다시 말해 난 정말 강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 데스 레이스는 정말 미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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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을 읽으면서 오래전 대학원생 때 장면이 떠올라 첫 문단에 옛 기억을 펼쳤다.

나름 최선을 다해 좋은 평가를 얻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결과를 받았을 때의 아주 실망스러웠던 추억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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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면서 '당시 노력했는데 왜 그런 평가를 받았을까?'를 생각해본다.

우선 교수님의 판단착오, 나에 대한 나쁜 선입견으로 잘못된 평가......., 솔직히 이렇게 생각하고 싶다.^^

다른 하나는 그 과제에 대해 스스로 내 좁은 세계에 빠져 혼자 북치고 장구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주변의 의견이나 평가를 듣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 그 과제를 혼자 다했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이 정도면 꽤 잘했어, 그래 충분해.......' 그리고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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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아집에 빠지지 않고 좀더 확장하려면 최소 주변 사람 몇명에게 자신의 결과물을 공유하자! 그리고 피드백을 요청하자! 용기가 필요하다.

물론 솔직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두렵다.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를 해체시킬 정도의 아주 심각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좋은 의견을 주면 기분 좋은 거고, 나쁜 의견이 나오면 '지금이라도 수정하면 되니까 다행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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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답답하거나 뭔가 꼬이고 있다면 용기를 내어 솔직한 피드백을 받아보자!

"진짜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저의 상처를 고민하지 말고, 느낌 그대로를 말해주세요!

그게 저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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