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감동하는 지점은?
커피를 하루에 한 잔은 꼭 마신다. 그동안은 ‘카누’라는 브랜드명을 가진 커피를 샀었다. 작은 티백 하나면 커피 한 잔이 나온다. 휴대가 편했다. 도서관에 갈 때 텀블러와 이것을 하나 가지고 다녔다. 하지만 코로나로 도서관을 가지 않고, 집에서 일한다. 그래서 휴대가 편한 카누 티백이 필요 없다. 마트에서 대용량 봉투에 든 저렴한 커피 알갱이를 샀다.
예전 커피 한 스푼, 설탕 두 스푼 등으로 타 먹던 커피 종류다. ‘맥심’이라고 적힌 것도 있고, ‘아라비카’라고 적힌 것도 있었다. 맥심은 예전부터 알았다. 너무 익숙하다. 그래서 더 저렴하게 느껴졌다. 가격은 거의 비슷했다. 그래도 ‘아라비카’라는 단어가 좀 더 고급스러워 이것을 쌌다.
커피를 탈 때 가끔 아내가 옆에 있으면 한 잔 더 탄다. 물을 끓이고, 머그잔에 아라비카를 한 스푼 반정도 넣고, 끓인 물을 붓는다. 바로 끓인 물은 워낙 뜨거워 커피알갱이는 즉시 커피물로 변한다. 저을 필요도 없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아내가 고맙다는 말을 하는 순간이 있다. 물을 붓은 다음 티스푼으로 2~3번 젖고 자기 앞에다 놓는 순간이다. 항상 그 타이밍에 고맙다는 말을 했다. 누굴 시험하면 안 되지만 아내 몰래 3번 정도 시험했다.
‘아~ 이 간단한 커피를 타서 주는 행위에서도 티스푼으로 젖는 마지막 절차가 행해져야 완성되는 느낌이구나!’
모든 물건이나 행위에는 그 자체가 가지는 고유의 성질이 있다. 또 각자 스스로 변화하는 순간이 있다. 어떤 때 변하고, 어떻게 조작해야 한다는 등 각 물건이 움직이는 원리가 있다. 커피알갱이는 뜨거운 물에 녹는 성질이 있다. 차가운 물에서는 쉽게 커피물로 변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략 80도 이상의 뜨거운 물이 들어가야 커피알갱이는 커피물로 변하듯이, 아내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은 임계점도 있는 것 같다. 뜨거운 물이 들어가면 스푼으로 젓지 않아도 커피알갱이는 충분히 녹아 마실 수 있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티스푼으로 젓는 모습이 보여야 감사를 표현하고픈 마음이 드는 것 같다.
인간이 감동하는 지점은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 결국 상대를 위하는 마음이 행동으로 표출되어야 한다. 티스푼에 자신의 온기를 더해 저어야 커피는 감사로 변한다.
“커피를 타 줄 때는 꼭 3~4번을 정성스럽게 저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