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호 Sep 18. 2020

뭐든 실제 하면서 배우는 게 최고다

- <<울트라 러닝>>의 '직접 하기'

<<울트라 러닝>>이라는 책을 읽다가 6장 '직접 하기'에 눈이 머물렀습니다. 저도 늘 '런 바이 두잉', 실제 배우고자 하는 것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익히는 것이 가장 현명한 학습방법이라고 말해왔지만, 그걸 실제로 하는 게 참 쉽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자이스월이라는 사람을 보니 자극이 됩니다. 


이 양반은 건축 사무실들 수십 곳의 면접에 떨어졌다고 해요. 아마도 건축사무소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 가지고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돈과 시간이 많이 드니까요. 곧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채용되기 쉽지 않을까 생각한 그는 일단 건축 도면을 인쇄하거나 복사하는  출력소에 취업해서 매일 같이 설계도면을 보고 세부적인 사항들까지 파악했습니다. 건축사무소들이  '레빗'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도면을 그린다는 것을 알고 온라인 강좌로 사용법을 마스터했다고 합니다. 그런 다음에 그 경험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만들어서 면접을 치렀는데, 단 두 곳에 면접을 보고 모두 합격했다고 해요. 


<<울트라 러닝>>의 저자는 자이스월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독학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직접 하기'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직접 하기'는 좌절감을 느끼기 쉽기 때문에 독학자들은 이걸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하고 대신 책이나 강좌, 앱을 사용하여 배우려고 한다는 거죠. 


예전에 콜롬비아 대학의 리사 손 교수가 인터뷰에서 소개한 내용이 오버랩됐습니다. 학생들은 셀프 테스트를 싫어하는데, 그 이유가 좌절감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셀프 테스트를 하는 대신에 그냥 반복 읽기로 학습을 계속하는데요. 효율면에서는 셀프 테스트가 기억에도 오래 남고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알게 해 주기 때문에 월등하다는 겁니다. 어른이나 아이나, 인간이란 좌절감을 이렇게 싫어하나 봅니다. 


직접 해보면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일을 체계적으로 학습한다는 핑계 삼아 에둘러가는 버릇이 아직도 남아있는 제게 저자가 나무라는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직접 하기'가 정말 배움의 최고 방식이라는 것에 정말 동의합니다.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쌓아 올려야 하는 학문도 있겠지만, 적어도 실용적으로 써먹기 위한 기술을 익히는 데는 최고입니다. 


저는 군대에서 행정병이었는데, 정말 군대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컴퓨터를 거의 다뤄보지 못했습니다. 아직 hwp가 제대로 보급되기 전이었으니까요. 군대에서는 '하나'라는 워드 프로그램을 사용했는데 사수가 일단 컴퓨터 앞에 앉혀놓고 간단한 몇 가지를 가르친 다음에는 바로 일을 시키더군요. 불과 일주일도 안되어서 능숙하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안 그러면 밤을 지새워야 했으니까요. 


'직접 하기', 알면서도 행하기 어려운 방법입니다. 계속 도전해야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고통과 변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