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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Nov 23. 2020

성장의 늪(1)

- 기계를 다루려는 마음을 가지고 인재를 얻을 수 있을까.

종종 회사와 같은 조직에서는 인간을 기계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을 막 대하는 악질적인 조직에 대해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흔히 회사에서는 기계처럼 사람도 1시간에 1개의 물건을 만들 수 있으면 2시간에 2개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는 말이지요. 특히 현장에서 떨어진 고위직 간부들의 머릿속에 이와 같은 산술적 계산법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부끄럽지만 제가 예전에 잠시 그런 생각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는 1시간에 1개의 물건을 만드는 사람에게 2시간에 2개를 만들라고 하면 0개나 0.5개가 나오는 일이 많지요. 여러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요, 이런 현상을 두고 무능하다거나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해결책은 나오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 인간을 기계처럼 생각하는 경향에서 비롯되는 일들 중 하나가, 사람을 부품처럼 생각하는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컴퓨터의 램카드처럼 이쪽 부서에서 일하던 사람을 쑥 뽑아서 저쪽 부서에 쓱 꽂아 넣으면 아무런 문제 없이 척척 작동이 될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충분히 옮겨 갈 수 있는 역량이 있어도 이런 경우, 꽤 많은 사람들이 이직을 고민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결원이 생기기 쉽습니다. 컴퓨터 부품도 호환되지 않는 것을 꽂으면 아예 작동을 안 하거나 고장을 일으키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거든요. 옮긴 일에 적응을 못할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도 대부분 그렇게 옮겨 꽂았다가 제대로 작동을 안 하면 무능한 인력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상당히 심난해집니다. 감정적으로 상처를 많이 입을 뿐만 아니라 상당한 불안 위에서 일해야 하거든요. 대부분 적응을 못하면 조직에서 퇴출되니까요. 인간이 기계와 다른 점입니다.(또다시 부끄럽지만 예전에 이런 점을 생각지 못했던 적이 있습니다)


회사가 급격히 성장할 때, 성공의 고지가 눈앞에 보이는 듯할 때, 그때 조직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간을 기계처럼 생각하기 쉽습니다. 마음이 바쁘니까요. 조금만 더 올라가면 넓디넓은 평원이 펼쳐질 것처럼 보이지요. 일정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자금을 투입할 여력은 어느 정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주로 생산 인력을 두 배 투입해서 두 배의 성과를 내려고 하지요. 그런데 이런 생산량 증대가 조직 전체에 가져오는 하중을 대부분은 고려하지 않거나 성장통처럼 별일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 안에 조직의 안위를 위협하는 요소가 자라게 되는 것이지요. 심하게 말하면 이런 마인드로는 인재를 얻을 수 없습니다. 기계를 다루려는 마인드로 인재를 확보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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