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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Feb 06. 2022

기억할만한 어린 시절

- 다행이다

Your children get only childhood. 

Make it memorable.

아이들은 단 한 번의 어린 시절을 갖는다. 

그것을 기억할만하게 해주자. 


우연히 웹서핑을 하다가 이런 문구를 읽었습니다. 멋진 말이었는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이 특별해야 그 시절을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할까요? 좋은 집, 맛있는 음식, 멋진 차, 화려한 여행... 이런 것들로 어린 시절이 채워져 있으면 기억할만하겠다고 생각하니 막막합니다. 그런 기준이라면 아이들에게 충분히 베풀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문득 제 어린 시절을 돌아보았습니다. 정말 그럴까? 난 어린 시절의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까? 잠깐 눈을 감고 옛 생각에 빠져봅니다. 해리포터가 덤블도어의 펜시브를 들여다보는 것처럼요. 


국민학교가 보입니다. 예전에는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고 불렀지요. 저는 친구 석진이, 성철이와 학교 끝나고 '짬뽕'이라는 공놀이를 하고 있네요. 그러다 우리 집에 들어가서 별 시답지 않은 장난과 대화를 나누며 놀고 있습니다. 장면이 바뀝니다. 이번에는 금문도라는 동네 중국집에서 가족들과 양장피 잡채와 자장면을 먹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고량주를 한잔 하고 흐뭇하게 웃으십니다. 


다시 눈을 뜹니다. 친구와 가족. 그들과 함께 했던 행복한 기억은 꽤 소박하지만 선명합니다. 그게 제일 먼저 기억나는 것을 보니 기억할만한 어린 시절은 아이가 행복하게 떠올릴 수 있는 친구가 있는가. 아이는 집에서 있는 시간이 행복했는가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이번에는 조금 자신이 있습니다. 제 아이들이 갖는 단 한 번의 어린 시절은 기억할만할 것 같습니다. 


참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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