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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Apr 02. 2020

본격화되고 있는 인류의 대이동

-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면 접촉에서 비대면 접촉으로

"파는 힘이란 고객이 '사길 잘했다''먹길 잘했다''오길 잘했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다."


1973년 세븐 일레븐 재팬을 설립한 뒤 일본 최대 유통그룹을 일궈낸 스즈키 토시후미 세븐 앤드 아이홀딩스 회장의 말입니다.  


그런데 그가 일본 최대 유통그룹을 일궈낸 철학은 놀랍게도 '다른 회사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신 빠르게 변하는 고객의 니즈와 경쟁한다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그가 주목하고 늘 찾으려 하는 것이 '새로운 공백지대'였습니다. 


"진입이 쉽고 누구나 겨냥하는 60%의 고객에게만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공백지대에 있는 40% 고객의 니즈에 대응해야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스즈키 토시후미는 이렇게 말한 것을 보며 예전에 건너 건너 들은 출판사 사장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출판을 일종의 '태평농법'에 비유하더군요. 마치 화전민이 윤작을 하듯 한번 자기 계발서가 붐을 일으키면 독자들은 그다음에는 재테크 서로, 그다음에는 소설로, 에세이 등으로 옮겨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뒤에는 다시 자기 계발서를 찾는다는 얘기였습니다. 자신은 그 변화를 예측하고 독자보다 먼저 가서 책을 준비했다가 내놓는 것이 베스트셀러를 만들 수 있는 비결이라고 했습니다. 


스즈키 토시후미의 '새로운 공백지대'나 앞서 말한 출판사 사장님의 '태평농법'론이나 김위찬의 '블루 오션'이나 모두 비경쟁 시장 또는 니치 마켓을 공략하라는 마케팅의 기본적인 원론 중 하나의 다른 이름일 뿐입니다. '레드 오션'에서의 경쟁은 필연적으로 비용의 증가와 이익의 감소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압도적 우위를 취하려하지만 경쟁시장에서는 그 역시 어렵습니다. 수많은 경쟁사들이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새로운 그 시장, 그 고객을 어떻게 찾아내느냐가 관건일 것인데, 지금은 거대한 고객 이동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면접촉에서 비대면 접촉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거대한 인류의 대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수많은 부동산 유튜버들은 오프라인 상가의 종말을 얘기합니다. 새로운 공백지대를 찾는 것은 이제 생존을 위한 만인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시각으로는 기존의 고객만 보입니다. 변화의 결과가 보이면 뒤늦게 날아도 된다는 생각은 적어도 디지털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사라져 간 회사가 부지기수입니다. 새로운 시도와 상상은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의 시선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일단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이고, 생존을 위해서는 '고객의 발견'이 필수적입니다. 


프레임 밖에서 관찰하며 새로운 공백지대를 찾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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