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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Apr 17. 2020

막막할수록 읽자

- 적절한 방향과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하여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대변동>>을 읽다보니 일본은 메이지 유신이 일어났던 때에 '선택적 변화'를 하기로 선택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러 국가의 다양한 모델들, 사법체계나 교육체계 등을 자신들의 현재 처지에 맞는 것을 찾아 채택한 것이었지요. 그들에게는 '잘 나가는(?)' 서구 열강의 여러 모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겠습니다. 세계의 정세를 볼 때 개항을 하고 선진 근대 문물과 과학 문명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을 때이니까요. 


그런데 개인에게도 그와 같은 시기가 반드시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이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사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시기가 오는 것입니다. 외적 강제에 의해 변화해야만 하는 시점 말이지요. 문제는 그때 갑작스럽게 길을 찾아내는 것이 굉장히 막연하다는 점입니다. 방향도 모르겠고 무엇을 익혀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지요. 


이럴 때 보통은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는데요, 그 하나는 그냥 잘 모르겠으니까 아무것도 안 하는 겁니다. '뭔가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지만, 에이 난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이런 마인드지요. 또 하나는 적당히 고민해보고는 남들 다 하는 선택을 하는 겁니다. '퇴직하면 뭐하지? 치킨집이나 하자. 프랜차이즈 알아봐야겠다.' 저도 예전에는 비슷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 두 가지가 답이 아니라는 것은 압니다. 


막막하다는 것은 모델이 없다는 뜻일 겁니다. 과거에 괜찮았던 모델들의 한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무엇을 따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죠. 부동산 불패의 신화도 깨졌고 교육 불패의 신화도 깨질 것 같습니다. 대기업만 가면 될 것 같던 사회 분위기도 달라졌고요. 공무원이나 교사를 하는 것이 적절한 선택인지도 알기 힘듭니다. 물론 되기도 어려울 정도로 경쟁률도 높고요. 창업을 하자니 세상이 디지털이니 온라인이니 하는 쪽으로 다 바뀐 것 같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문밖을 혼자 나서는 어린아이의 심정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저는 이렇게 막막할수록 책을 읽습니다. 결국 해답을 줄 수 있는 건 나와 생각과 처지가 비슷한 선후배나 동료가 아니지요. 서가를 거닐다 보면 노벨상 수상자들이나 세계의 유명한 석학들이 말을 건네고 세상과 인생에 대한 통찰을 전해줍니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관념적인 의견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보다 빨리 세상에 적응한 사람들이 자신의 현실적인 노하우를 전해주기도 하니까요. 요즘은 급하면 휴대폰만으로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고요. 테드나 세바시 같은 강연을 유튜브에서 찾아보면 얼마든지 육성 강의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막막할수록 그들과 만나서 세상의 변화와 인생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막막할수록 읽어야 하겠지요. 


바쁘고 정신없을수록 더욱 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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