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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영 Aug 27. 2023

아침 밥상


적당한 허기가 있어 밥솥에 쌀을 안치고 국을 끓이고 나물 한 가지를 한다.

여름 아침밥은 대부분 샌드위치와 아이스 커피였는데, 이제 밥을 먹을 수 있겠다.

따듯한 국이 있는 보통의 아침밥을.


여름 아침에 빵대신 밥을 차릴 때는 기분이 다운이 되었을 때다.

힘을 내기 위해 무언가를 정리하듯 소소한 반찬 한 가지에도 정성을 기울여 차근차근 밥상을 차린다.

차린 밥을 먹고 나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살아갈 수 있겠다는 마음의 메시지를 받는다.


기분이 솟은 날 아침 샌드위치에는 장식 같은 소리와 향기를 입힌다.

더워를 잠재워 줄 플리를 고르고, 계란 프라이 하나에도 바질을 듬뿍 넣고, 살짝 볶은 커피를 정성껏 내린다.

음악과 향기에 취해 오늘 하루도 산뜻하기를 마음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오늘 아침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국이 생각나 밥을 차렸다.

우수수 열리기 시작하는 가지로 국을 끓이고 나물도 볶았다.

따듯한 국으로 밥을 먹으니 안전한 곳으로 돌아온 것 같다.

마음에게 응원을 주고받지 않아도 살 것 같다.

마음껏 열어놓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노래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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