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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영 May 26. 2020

내가 살아가는 방식은?

<헨리는 피치버그까지 걸어서 가요> - D.B 존슨

멈췄던 책모임을 다시 시작하며 최근 함께 읽은 책은 생태 인문학의 고전,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입니다. 월든을 읽으면 생각나는 그림책 <헨리는 피치버그까지 걸어서 가요>. 방대한 소로의 세계관을 이렇게 미니멀하게 잘 나타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뿐입니다.


헨리(짐작 가는 1인)와 친구는 시골 구경을 위해 48km 거리인 피츠버그까지 가기로 합니다. 함께 가는 게 아니고 각자의 방식으로 말이죠. 당연히 헨리는 산 따라 강 따라 천천히 주변 구경하며 걸어서 가기로 하고 친구는 먼저 돈을 벌어 기차표를 사서 편하게 기차를 타고 가겠다 합니다.

"신나게 일하렴." 헨리가 말하고

"신나게 걸으렴." 헨리 친구가 말하지요.


사람의 피츠버그까지 가는 과정이 어떠했을지는 우리 살아가는 모습을 돌아보면 충분히 상상 가능합니다.

헨리가 달빛이 환하게 비출때 쯤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이미 친구는 벤치에 앉아 달빛을 감상하고 있었어요.

"기차로 오는 게 더 빨랐어." 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알아! 나는 딸기를 따느라 늦었어." 라며 헨리는 가방에서 통을 꺼내며 환히 웃습니다.

누가 먼저 도착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신나게 돈벌이를 했는지, 신나게 걸었는지가 중요하겠지요. 헨리는 딸기통을 꺼내며 웃는 걸 보니 신났던 것 같고... 먼저 와 달빛을 감상하고 있었던 친구는 어땠을까요?

헨리보다 헨리의 친구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에 가깝습니다.

나는 신나게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림책에 흔들리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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