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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an 05. 2017

모로코의 카사블랑카

의식의 기원이란 책을 읽는 중...


난 배낭여행을 대학생 제자들에게 강추한다.

특히 인도를...

인도는 어느 곳에서나 영어가 통한다. 학생시절에 배낭을 메고 인도를 여행하다보면 영어를 왜 열심히 해야하는지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인도의 물가는 저렴하다. 학생들이 이용하는 호스텔, 좀 고생스러운 장거리 버스, 현지인들의 식사, 오토릭샤 등등 전혀 부담이 안된다. 그러나 유럽의 물가는 부담이 된다. 이런 부담은 활동을 제약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이다.

강추하는 또 다른 이유는 여행하는 동안 의식이 항상 깨어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낯선 곳에서는 의식이 깨어있기 마련이다. 의식을 잃으면 아니 정신줄을 잠깐이라도 놓으면 사기꾼이나 도둑이 그런 틈새를 노리고 달려든다. 이즈음 개콘의 '정신 바짝 차리고' 코너가 생각난다. 인도 같은 나라에서는 항상 정신 바짝차리고 있어야 한다.

'Spy game' 이란 영화도 생각이 난다. 로버트 레드포드와 브래드 피트가 주연인 영화, 그 중에서도 예루살렘 인지 텔아비브 인지 기억이 안나지만 어느 스탠드바에 앉아 로버트 레드포드가 브래드 피트에게 스파이 활동에 대한 아주 초보적인 기술을 전수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스파이는 등 뒤의 출입구의 움직임도 항상 볼 수 있는 곳에 자리잡고 앉아야 한다. 거울이 있으면 좋고 없으면 거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용품이라도 앞에 있어야 한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적을 항상 대비해야 하니까... 정말 피곤한 인생이다. 스파이는... 항상 경계상태의 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프리카의 서쪽 끝,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 왔다. 잉그리드 버그만이 나오는 영화 카사블랑카에...

솔직히 말해 이곳에 왜 왔는지 잘 모르겠다. 10대 여행지에 들어가는 도시인 마라케시를 보러 온 것인지, 사하라사막의 낙타사파리를 하러 온 것인지, 아니면 아틀라스 산맥을 보러 온 것인지...

생경한 모로코의 모습이 나를 긴장시킨다. 카사블랑카 공항에서 받은 한국 외교부의 문자 '[외교부]여행경보안내 - 모로코는 여행경보 1단계(여행유의)발령 국가입니다.'

난 지금 모로코에서 의식이 깨어있음을 느낀다.

난 지금 카사블랑카에 실존하고 있다.

하산 2세 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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