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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Dec 24. 2016

의식의 기원

항상 깨어 있고 싶다.

의식(consciousness)은 지각(perception), 반응성(reactivity), 인지(cognition) 등과 구별된다. 살아있는 한, 언제나 의식이 있는 것이라고 믿는 우리에게 저자는 그것은 의식이 아니라고 말한다. 역사 초기의 옛 인류는 의식을 갖지 않은 채 삶을 성공적으로 영위했다고 주장한다.

Julian Jaynes 의 The Origin of Consciousness in the Breakdown of the Bicameral Mind

우리말로는 '의식의 기원'이라고 번역된 책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사촌형을 근 10년만에 만났다. 어릴 때 자주 만나 놀아주고 사춘기 때 내게 많은 영향을 준 그 형이 내게 이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했다.

어려운 책이다. 아직 1/3도 못 읽었다. 진도 나가기 정말 힘들다. 프로이트에 비견되는 학문적 성과가 그렇게 쉽게 이해될 수 있겠는가? 심리학의 많은 전문용어들 뿐 아니라 정신세계를 표현한 일반용어조차 너무 어렵다. 그러나 의식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나의 의지가 의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연 우리는 의식있는 삶을 살고 있을까?

아침에 눈을 뜨고 화장실에서 작은 생리를 해결하고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신다. 습관적으로 사과를 씻어 먹고 토스트와 함께 커피를 마신다. 장의 운동이 활성화됨을 느끼며 안경과 스마트폰을 들고 욕실로 뛰어 간다. 뉴스를 읽으며 화장을 마친 뒤 이를 닦고 샤워를 한다. 오늘의 일정을 생각하며 옷을 골라 입고 구두를 신고 집을 나선다. 이즈음 나의 아침 일상이다. 한시간으로는 좀 짧은 듯하게 매일 매일 반복된다. 이 시간 동안에 나의 의식은 필요없다. 습관이나 반응성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의식은 언제 깨어나는 것일까?

저자에 따르면 의식은 언어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의식은 모두 언어는 아니지만 언어로 생성되고 언어로 접근된다."

글을 쓸 때는 확실히 의식이 깨어 있다. 지금처럼...

살아가는데 의식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냥 그냥 매일을 일상처럼 살아가는데 의식은 필요 없다. 매일 매일을 일상과 다르게 느끼며 살아가기 위해 의식이 필요하다. 매일 변하는 하늘의 색깔을 인지하기 위해 의식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우아함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의식이 필요하다. 눈 앞의 진부함에서 반짝이는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서는 깨어 있어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여한없이 보내기 위해서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

항상 깨어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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