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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an 19. 2017

모하메드가 널렸다.

이름의 기원


"살람 말리꿈!"


"말리꿈 살람."

Morocco 의 Berber 들도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한다. "살람 말리꿈!" 이 말의 뜻은 "당신에게 평화가!" 란다. 그러면 답으로 "말리꿈 살람!" 하는데 말리꿈은 잘 안들리고 살람만 들릴 때가 많다. 어쨌든 이 말도 "평화가 당신에게!" 란다. Berber 에게 평화나 우리의 안녕이나 같다. 옛날에는 안녕하기가 쉽지 않았나 보다. 조용한 평화가 항상 아쉬운 시대였나 보다.

우리도 사람을 지나치게 되면 인사를 한다. 그리고 이 단계를 넘어야 한다면 바로 이름을 묻는다. 대부분의 영어 회화책의 1장이 인사로 시작한다면 2장은 서로 이름을 묻는 것이다. 이름을 알아야 딴짓하다가도 불러서 물어보거나 무엇을 부탁할 수 있다.

Morocco 남자의 이름을 물어보면 거의 50% 는 모하메드다. 하도 모하메드가 많아서 나중에는 "네 이름도 모하메드냐?" 하고 물어도 반은 "Yes." 다.

Morocco 의 Berber 족은 원래 이름을 자연에서 찾아 지었단다. 태양, 달, 나무, 산.... 그러나 아랍인들이 이슬람을 갖고 들어왔단다. 그리고 첫 아들은 모하메드 첫 딸은 파티마 란다. 그래서 모든 집에 모하메드가 있단다.

언어가 생겨나기 시작하던 초기에 이름이 생겼다. 인간이란 동물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각자를 구분할 무엇이 필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름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죽은 망자를 추모하려 해도 이름이 있어야 기억해 내고 애도할 수 있다.

SNS 에 가입하려면 이름인 아이디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에서 사용하는 이름을 그냥 사용하고 싶지만 중복을 피하기 위한 특별한 이름이 필요하다. 아이디가 절대 중복돼서는 안된다.

이름은 태어나면서 거의 바로 결정된다. 결정권은 부모에게 있다. 정작 본인에게는 없는 것이다. 자신이 평생 불리워질 이름인데도... 아무리 한자 뜻이 좋은 이름이라도 발음상 부적절하면 평생 놀림감이 된다. 자신의 이름을 개명하는 것이 평생의 숙제였다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개명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나처럼 일반명사로도 쓰이는 이름(재건)을 갖고 있으면 그것도 곤혹스럽다. 6.25 동란 이후 재건할 것이 많았던 대한민국의 교과서에 유난히 재건이란 단어가 많았다. 수업시간에 이 단어가 나오면 모든 학생이 그 이름을 가진 나를 쳐다본다. 주목받는 것이 부담스러운 수줍음 많은 남자아이였다. 내가...

이름이 인류 발전과정 중의 하나의 특수한 발명이었다. -중략-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기원전 1만 년에서부터 기원전 8000년 사이의 중석기 시대다. -중략- 인구가 좀더 고정되고, 관계가 더욱 고정적으로 되고, 수명이 길어지고, 집단내 한 사람 한 사람의 식별이 어려울 만큼... -중략- 그가 없는 경우에도 그를 어떤 의미에서 재창조할 수 있게 된다. 그를 사유할 수 있는 것이다.   - 의식의 기원 169p -

기억되고 싶은 것도 인간의 본능일까?


기억되고 싶은 것이다.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은 것이다. 이름이 떠올려 질 때 빙그레 미소 짓거나 가슴이 먹먹해 지고 싶은 것이다.

낙타몰이꾼 모하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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