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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May 29. 2022

결혼은 도박?



[부부]라는 것은 방송이란 것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생존할 영원한 아이템이다. 그 이유는 [결혼]이라는 것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도박]이기 때문이다. 카드의 첫 한 장을 보고 나머지 패를 까보지도 않고 심지어 상대방 패는 아예 모르면서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올인하는 게임이다. 한마디로 미친 짓이다. 도박은 중독성이 강하다. 중독성이 강한 것을 사람들은 놓지 못한다.         -박지아 피디의 브런치 글에서-


이 글을 읽으면서 격한 동감을 했다. 그리고 많은 생각과 많은 사람들이 내 머릿속을 지나갔다. 그리고 이렇게 '불편한 진실'을 용감하게 주장하는 작가는 도박을 했을까 궁금했다.


결혼하는 이유와 이혼하는 이유는 사실 동일하다. 행복해지고 싶으니까. 행복하려고 결혼했고, 행복하려고 이혼을 한다. 결혼은 판단력 부족, 이혼은 인내력 부족, 재혼은 기억력 부족이라지만, '부족한 나'라도 우리는 모두 행복하고 싶다.  -한혜진의 '마흔을 앓다가 나를 알았다'에서-


이 글을 읽으면서도 격한 동감을 했다. 그리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내 머릿속을 지나갔다. 그리고 이런 통찰을 가진 작가의 결혼생활은 어떨까 궁금했다.


내 주변에도 여러 번 결혼한 사람들이 있다. 세 번이나 결혼식을 한 친구도 있고, 두 번 한 친구나 동료는 여럿 있다. 작년에 돌아가신 내 아버지도 결혼을 두 번 했다. 나와 동생을 낳은 어머니와는 15년을 살다 사별하고, 장례 치른 지 백일도 안되어 결혼했다. 새어머니와는 무려 49년을 살다 가셨다. 끝내 이혼은 안 했지만 그 결혼생활도 내가 보기에 행복하진 않았다.


나이 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건강수명이 끝난다.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때가 건강수명의 끝이라고 생각한다. 이때가 되면  거의 모든 활동이 중지된다. 취미활동을 그래도 마지막까지 유지한다. 아버지의 경우를 보면 사회에서 업무상으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가 은퇴 직후 가장 먼저 끊어진다. 대학 동창이나 사촌을 비롯한 친척들과의 만남이 점점 소원해지고, 유일한 취미였던 골프도 함께 했던 사람들이 모두 먼저 누웠다. 결국 아들 둘과만 좀 치시다가 그마저도 접고 말았다. 그리고 건강수명이 끝났다. 그리고 10년을 더 사셨다.


건강수명이 끝나면 결국 가족만 남는다( https://brunch.co.kr/@jkyoon/126 ). 그러나 모든 가족이 화목할 수 없다. 결혼을 여러 번 하면 가족의 구성이 단순하지 않다. 유머 중에 " 나의 자식과 너의 자식이 싸우는 것을 우리의 자식이 말리고 있다."는 것처럼 다양한 가족 구성이 되었을 때 많은 문제가 잉태된다. 본인은 행복해지고 싶어 다시 결혼했지만 자식들은 오히려 마음의 상처를 입고 불행을 느낀다. 버려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거나 처음 본 사람과 가족이란 관계로 묶여 관계에서 오는 의무나 책임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내가 그랬다. 비빌 언덕을 갖고 싶었으나 비빌 곳이 없었고( https://brunch.co.kr/@jkyoon/128 ), 새어머니와는 관계가 맺어진지 50년이 되었건만 아직도 적응이 어렵다.


자식이 많다면 누구도 돌보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많다는 것은 때론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결혼은 도박이고, 아니면 일종의 거래다. 어쩌면 기회를 틈 타 큰 이익을 보려는 투기 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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