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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Nov 07. 2022

부부가 일심동체?

손녀의 결혼을 상상하며....

부부는 일심동체.


여러 번 듣다 보면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 나이(곧 어르신)되도록 하도 많이 듣다 보니 진실이려니 했는지도 모르겠다. 수없이 참석했던 결혼식의 주례사에서, 아니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들었는지 모르겠다.


혹시 부부는 일심동체여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부부는 일심동체이기를 바라시나요? 설마 일심동체이기를 강요하고 있지는 않겠지요. 어쩌면  번도 일심동체인 적이 없기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실 수도 있어요.


비혼을 선언한 아들( https://brunch.co.kr/@jkyoon/313 ) 에게 물었어요. '부부가 일심동체'여야 한다고 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바로 답하더라고요. 어떻게 일심동체일 수 있냐고. 그냥 오버라고. 경제 공동체(?) 정도로는 생각한다고. 특히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공동체일 수밖에 없다고...


비혼 선언이란 그런 공동체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지금 전혀 없다는 것이다.


전 이 나이(곧 어르신)되도록 제법 여러 번 주례를 섰습니다. 제자들이 주례 선생님 구하는 수고를 덜어주느라... 하지만 전 한 번도 주례사에서 일심동체를 언급한 적 없습니다. 아마도 내심 결코 일심동체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저는 서로 친구처럼 살라고 당부했습니다. 친구사이에는 그렇게 큰 기대 안 하기에 좋은 사이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심지어 서로 덕 보겠다는 생각하지 말고 그냥 친구처럼 오래 살라고 했습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결혼이 일종의 거래이기에 잘한 거래란 덕보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https://brunch.co.kr/@jkyoon/131 )


부부는 엄연한 수컷과 암컷으로 구성되고, 수컷과 암컷은 성(sex)도 다르고 사회적 역할도 달라, 수컷과 암컷은 서로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일심이라니요. 하긴 일심이 되어야 그다음에 동체도 되는 것 아닌가요? 일심이 되려면 누군가 한 명이 마음을 포기해야지요. 아니면 한 명의 생각이 무시되어야지요.


일심동체란 시각은 항상 강자에게 유리한 사고방식이다. 가부장적 사회에서는 당연히 아내의 마음은 없었다. 아내의 생각은 항상 무시되었다. 가부장에서 벗어난 현재, 이제는 일심동체란 용어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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