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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un 11. 2024

정서적 욕구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되어 성장한 마야 리 랑그바드란 작가가 있다. 그녀의 글에서 읽었다. 자신처럼 국제적으로 입양된 아이들은 아이가 없는 덴마크 부부의 정서적 욕구를 채우기 위한 것이고, 자신은 그런 사실에 화가 난다고. 태국 여자들이 덴마크 남자들의 정서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국제결혼하는 것에도 화가 난다고. ( https://brunch.co.kr/@jkyoon/449 )


태국 파타야에서 혼자 5박을 하며 지냈다. 숙소 근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커플을 보았다. 백인 노인과 마주 앉아 식사하고 있는 여자는 동양인이다. 태국 여인일 확률이 매우 높다. 노인은 육칠십대로 보이고 여인은 사오십대로 보인다. 결혼한 부부인지, 파타야에 살고 있는지 궁금하지만 알 수 없다. 여인이 외로운 백인 노인의 정서적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주 보고 앉아 식사하며 별 대화가 없는 것이 오랜 부부처럼 보인다.


파타야에는 많은 남자 관광객이 있다. 백인 노인들이 유난히 많고 인도인, 중국인, 러시아인, 일본인 그리고 한국인 등 전 세계의 남자들이다. 그리고 관광객보다 훨씬 많은 태국여인들이 술집과 음식점 그리고 마사지가게에서 일한다. 덴마크 남자 닐스가 파타야에서 일하고 있던 태국 여인 솜마이와 결혼하여 덴마크에 사는 이야기( 영화 Heartbound )를 안다. 



친한 선배의 큰 딸이 미국에서 온단다. 무려 13년 만에 10살 난 딸과 5살 난 아들과 함께 한국을 다니러 온단다. 물론 남편도 함께. 한국에서 대학까지 나온 딸이 어떻게 그렇게 오래 한국을 오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결혼을 하고 애 둘을 키우며 일도 하느라 바쁘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키우던 개가 작년에 늙어 죽었단다. 12년을 살고 갔단다. 


독립한 젊은이들이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정서적 욕구를 채워주는 듯했지만 아침저녁 산책도 시켜야 하고, 동물병원(옛 이름은 가축병원 아니었나?)도 들락거려야 하고, 목욕과 미용도 시켜야 '개'다울 수 있다. 돈도 들지만 손이 많이 가서 회사를 다니면서 키우기는 힘들다. 결국 반려견을 유기하지 못하는 젊은이는 만만한 부모에게 떠넘긴다. 이즈음 아들이나 딸로부터 넘겨받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어르신부부가 많다고 한다.


외로운 사람의 정서적 욕구를 해결해 주는 개를 반려견이라고 한다. 많은 반려견들이 소위 '개팔자'를 누리고 있지만, 이면에는 상당히 많은 반려견들이 학대받고 버려진다. 언제부터인가 애완동물이 반려동물이 되었다. '반려'란? 짝이 되는 동무를 뜻한다고 한다. 반려자라고 하면 결혼할 상대를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반려동물은 기르거나 키우다란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단다.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고 해야 한다. 항상 함께하는 가족이라고 봐야 한다.


반려견들의 놀이터가 되는 카페도 있고,

반려견을 훈련시켜 주는 훈련사란 직업도 생기고(예전에도 있었겠지만),

견치원에 반려견을 매일 맡기고 출근하는 사람도 있다던데...

여행 갈 때 반려견을 맡기는 호텔 하루 비용이 인간이 모텔에서 하루 자는 비용과 같다던데...

처제가 고양이 요관우회술 수술비용으로 500만 원을 썼다던데...


반려견의 극락장생을 위하여 절에서 천도재를 지내준다고 광고하는 현수막을 보았다.




일본 규슈 벳부에 친한 친구들과 골프투어를 갔다. 보통 이런 경우 숙박은 2인 1실을 사용한다. 숙박비를 아끼기 위함이다. 그렇지만 값싼 일본 호텔 방 크기가 정말 작다. 화장실의 변기가 약간 삐딱하게(비스듬히) 설치되어 있다. 똑바로 설치하면 변기에 앉았을 때 무릎과 머리가 화장실 문에 닿는다. 그렇게 작은 화장실을 갖고 있는 방은 얼마나 작겠는가? 아무리 친한 친구들이지만 그렇게 작은 방에서 화장실을 같이 쓰기는 좀 그렇다. 다행히 객실에 여유가 있어 이번에는 넷이서 각자 방을 사용했다. 돈 좀 들어도 너무 편하고 좋다. 짝이 되는 동무 반려가 없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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