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영화관에서 본 'Before sunrise'( https://brunch.co.kr/@jkyoon/731 )가 좋아서 Before trilogy(비포시리즈 3부작)의 'Before sunset'과 'Before midnight'를 ipTV에서 돈 내고 집에서 보았다. 제시와 셀린의 대화가 거의 전부인 영화다. 좋은 영화는 좋은 소설만큼의 감동을 준다.
영화 'Before midnight'에서 제시와 셀린의 대사였다.
자막을 통하여 한글로 읽은 이야기가 며칠 동안 내 머리를 맴돌고 있다. 그래서 대본을 다운로드하여 읽어보았다.
CELINE: Yeah. Do you remember this friend of mine? George, from New York.
JESSE: No.
CELINE: Oh, no, that was before. That was before.
JESSE: What was?
CELINE: He was this friend of mine that, when he found out he had leukemia, and he was probably going to die, he confessed to me that the first thing that came to his mind was relief. JESSE: Relief? But why?
CELINE: Well, before he found out he had nine months to live he was always so worried about money, and now his thought was, great! I have more than enough money to live for the next nine months, I've made it!
JESSE: (Laughing) Oh, okay.
CELINE: And then he was finally able to enjoy everything about life, even like being stuck in traffic. He would just enjoy looking at people... staring at their faces. Just little things.
JESSE: And then what happened?
CELINE: What do you mean?
JESSE: Well, like, is he still alive?
CELINE: No, he died. A long time ago.
어떤 사람이 백혈병과 함께 9개월 시한부 진단을 받았다. 그 순간 처음 밀려온 감정은 안도감(relief)이었다. 이제껏 사는 동안 항상 돈을 걱정하며 살았다. 그런데 9개월을 버틸 돈은 충분하다. 난 해낸 거다. 안도감과 함께 드디어 인생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교통체증에 묶여 꼼짝달싹 못하게 된 짜증 나는 상황에서도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고, 그들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게 되었다.(재거니 역)
누구나 인생을 즐기면서 살고 싶다. 그렇지만 삶은 온갖 불안과 걱정을 안고 아등바등하며 산다. 가장 큰 불안과 걱정은 돈과 관련이 있다. 생존해야 하니까. 얼마나 살지를 모른다. 그래서 얼마가 생존에 꼭 필요한 돈인지 모른다. 결국 우리가 인생을 즐기며 살지 못하는 이유는 얼마나 살지 모르기 때문이다. 남은 생의 시간을 남이 정해주거나 내가 정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면 그 시간을 정말 알차게, 정말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즐길 수 있다.
내가 정할 수는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