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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golf in Bali

Handara golf and resort Bali

by 재거니

Bali는 남반구에 있다. 적도 바로 아래다. 따라서 적도 위 북반구에 위치한 동남아시아와는 계절(항상 여름 아닌가)이 반대다. 따라서 Bali 여행의 최적기는 우리나라의 겨울이 아니고 한 여름이다. 한 때는 신혼여행지로 유명(?)했던 곳이다. 가보니 지금도 전 세계 신혼부부들이 많다. 인도네시아, 인도, 러시아, 한국, 중국 등등.


Bali 섬은 제주도 세 배만 한 크기의 섬에 인구가 500만이 넘고 관광객이 엄청 많아 아주 붐비는 섬이다. 인도네시아 사람들 대부분이 이슬람이지만 발리섬은 힌두교가 주류다. 인도의 힌두교와는 다른 'Balinese Hinduism'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종교와 문화를 갖고 있다.


골프채 들고 발리에 왔다.


덴파사 공항 짐 찾는 컨베이어 벨트 옆에 큰 짐들은 따로 운반된다. 대부분의 큰 짐이 서핑보드다. 대여섯 개의 서핑보드 사이에 빨간색 항공커버를 씌운 내 골프백만이 있다. 내가 기억하기로 발리섬에는 18홀 정규 골프장이 딱 세 개였다. Bali National golf club, New Kuta golf course, Handara golf and resort Bali. 그런데 2025년 5월 1일부로 Bali National golf club이 영업을 중지하였다.(왜 종료했는지를 ChatGPT도 모른다.) 따라서 지금은 딱 두 곳뿐이다.


New Kuta 골프 코스는 발리섬 남서부 끝 바닷가에 위치한 코스로 발리 공항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다. 그래서 덥고 골퍼들로 붐빌 것이 확실해 아예 쳐다보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사람이 많으면 난 피한다. 그래서 접근하기 힘든 Handara golf and resort Bali를 탐색했다. 한다라 골프 코스는 발리섬 중심부의 Bedugul 지역에 위치하는데 해발고도가 무려 1280미터다. 발리의 덴파사 공항 근처의 기온이 30도를 넘나들 때 한다라 리조트 지역은 20도다. 무려 10도의 기온차가 있다.


한다라 리조트를 예약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현지여행사에 부탁하거나 여행플랫폼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난 리조트와 직접 예약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렇지만 리조트 홈페이지 예약보다 Hotel.com의 가격이 더 저렴하다. 결국 Hotel.com을 통하여 3박을 예약했다. 발리에는 밤에 도착하기에 공항 근처에서 자고, 다음 날 리조트에 요청한 픽업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그랩을 이용하여 이동하는 것이 더 저렴하지만 발리에서는 워낙 원거리라 가능할지 모르겠다. 최근에 생긴 그랩의 사전예약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공항 바로 옆 호텔에서 아침 열 시에 출발했다. 계속 천천히 오르는 길을 신형 도요타 이노바 하이브리드가 열심히 달린다. 점점 고도가 높아지며 전망이 좋아진다. 리조트가 있는 베두굴 지역은 다누 브라탄 호숫가의 Pura Ulun Danu Beratan 힌두 사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리조트의 정문은 Bali Handara Gate다. 이 또한 관광명소라 사람들이 줄지어 사진 찍기 위해 기다리는 곳이다. 겨우 67 km의 거리를 두 시간 반 이상 걸려 도착했다.


리조트는 당연히 경관이 제일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정원 조망의 방들과 빌라는 제법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만 골프장 조망의 방들은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숙소 옆으로 지금도 한창 증축공사 중이다. 체크인이 두 시부터 가능하다 하여 기다리는 동안 점심을 먹었다. 탁 트인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주문했다. 기온은 20도가 조금 넘어 온몸이 선선함에 긴장된다. 좋은 경관과 괜찮은 음식이었지만 꼬이는 파리를 쫓느라 쉴 새 없이 손을 휘저어야 했다. 양초를 켜고 파리 쫓는 기구(건전지 힘으로 천천히 빙글빙글 도는 날개)를 식탁 위에 올려놔도 파리들은 별로 아랑곳하지 않는다. 지금이 5월 말이니 발리의 늦가을인데도 파리들이 극성이다.(발리의 한 여름인 1월, 바투르 파노라마란 숙소의 경험에 비하면 양반이다.https://brunch.co.kr/@jkyoon/282)


18홀 골프장인데 여유가 있다.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시간에 라운딩 할 수 있다. 오후 2시 이후에 라운딩을 시작하면 해가 저물 때까지 칠 수 있단다. 그린피와 카트피를 50% 할인해 준다. 2025년 5월 기준 그린피와 카트피는 일인당 2백만 루피(17만 원 정도)다. 투숙객은 10% 할인해 준다. 캐디피는 18홀당 최소 20만 루피니 우리 돈으로는 17,000원이다. 4시간 이상 골퍼를 따라다니며 온갖 시중을 다 들어주는데...


첫날 2시에 숙소 체크인을 하고, 두시 반에 라운딩을 시작했는데 일몰과 함께 18홀 라운딩을 끝낼 수 있었다. 아침 라운딩을 두 번 더 했는데 하루는 소나기를 맞기도 했다. 매일 밤마다 비가 쏟아져 4홀 정도는 페어웨이가 항상 진창이었다. 캐디왈 7월이 골프 라운딩하기 제일 좋단다. 비가 거의 안오기 때문이다. 4홀 정도가 그린을 공사 중이라 임시 그린에서 퍼팅을 해야 했다. 클럽하우스 데스크에서 내가 웃으며 불만을 제기했더니 마지막 날은 그린피를 20%나 특별할인을 해준다. 불평불만도 효과가 있을 때가 있다.


좋은 것은 3번 해야 한다는 내 지론(https://brunch.co.kr/@jkyoon/264)과도 맞게 3번 라운딩을 했고, 숙소(Golf view Suite) 상태와 전망이 맘에 들었다. 시원하고 경치도 좋고, 특히 붐비지 않아 실존의 엄숙함을 느끼는 즐거운 시간을 누렸다.

Bali Handara gate
Golf view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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