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준비 1
파타고니아로 떠나야 하는 날이 3달 앞으로 다가왔다. 10월 31일 출발 아틀란타행 비행기표를 산지는 한참 되었다.( https://brunch.co.kr/@jkyoon/816 ) 아틀란타에서 이틀 정도 시차를 극복하고, 이후에 어디를 거쳐 파타고니아에 입성할지를 고민 중이었다. 백인 비율이 높고 치안이 좋은 중남미의 코스타리카, 진화론으로 유명한 다윈에게 큰 영감을 주었던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 페친이 모아이 석상으로 유명한 칠레의 이스터섬 방문 사진을 올렸다. 순간 정신이 번쩍했다.
칠레 앞 태평양 먼바다에 뚝 떨어져 있는 이스터섬은 거대한 모아이 석상으로 너무 유명한 곳이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가기에는 너무 먼 곳이다. 이스터섬을 검색했다. 라탐항공이 유일하게 칠레 산티아고에서 직항 편을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아틀란타에서 칠레 산티아고로 직행하고 산티아고에서 머물다 이스터섬을 4박 5일 내지 5박 6일 일정으로 다녀오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동하면 된다.
그런데 아틀란타에서 산티아고 직항이 9시간 이상 걸리는데 저녁 출발인 밤 비행기이다. 풀플랫 좌석이 아니라면 그 후유증이 며칠 간다. 밤 비행기는 가능한 피하고 싶다. 아틀란타 출발 부에노스 아이레스 직항 역시 밤 비행기뿐이다. 밤 비행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 아틀란타에서 6시간 이내로 도착할 수 있는 도시를 검색했다. 에콰도르의 키토와 페루의 리마가 후보지로 떠오른다.(콜롬비아는 치안 때문에 열외 시켰다) 정확히 10년 전에 처음 남미여행( https://brunch.co.kr/@jkyoon/3 )을 갈 때 암스테르담을 거쳐 페루 리마에 도착했었다. 그리고 이틀인가 리마에 머물렀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에콰도르의 키토?
키토(Quito)는 에콰도르의 수도이다. 과야킬 다음으로 인구가 많다. 적도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지만, 안데스산맥의 산 중턱 (높이 2850m)에 있기 때문에 비교적 시원하다. 인구는 1,978,376명 (2019년 기준)이다. [위키피디아]
안데스산맥의 중턱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에 꽂혔다. 그렇다면 키토에서 일주일 정도 머물면 어떨까? 갈라파고스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3개월이 넘는 인천-아틀란타 왕복 편만을 갖고 있다. 파타고니아를 동경하지만 3개월을 파타고니아에 머물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러니 가본 적 없는 에콰도르의 키토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키토행 아틀란타 출발 시간도 오후 1:45이다. 느긋하게 호텔 첵아웃하고 공항 가기 딱 좋은 시간이다. 점점 키토로 마음이 굳어진다.
에콰도르의 치안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이 좀 망설여지지만 남미의 많은 도시들의 치안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밤에 돌아다니지 않는다면 여행할 만하다고 ChatGPT가 알려준다. 부킹닷컴으로 키토의 숙소를 검색했다. 공항셔틀서비스가 가능한 4성급 이상의 숙소를 검색했는데 제법 많은 숙소가 뜬다. 가격도 착한 숙소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이 사진이 나를 키토로 유혹한다.
아틀란타가 허브공항인 델타항공의 키토행 편도 비행기표를 샀다. 이렇게 방랑 루트의 시작이 결정되었다.
키토에서 무엇을 할지는 모른다. 갈라파고스를 갈지도 모른다. 안데스 산맥의 중턱이니 좋은 경치는 쉽게 접근 가능할 것이다. ChatGPT에 추천받은 일정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여행이 아니고 방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