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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Oct 07. 2016

화려한 노후를 위하여 얼마가 있어야 하나?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유럽을 간다고 하자. 왕복 비행기표를 찾아 보면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어느 도시를 어느 항공사로 어떤 좌석으로, 직항이냐 경유냐에 따라 정말 다양한 요금이 존재한다. 사실 유럽을 언제 갈 것이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고 얼마나 미리 비행기표를 구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무한정의 선택 속에서 사람마다 기준이 다 다르다. 당신은 어떤 비행기표를 구매할 것인가? 만약 유럽과 같이 장거리가 아니라 가까운 동남아시아라면 저가항공사까지 가세해 더 다양한 종류의 비행기표를 만날 수 있다. 다양하게 생긴 사람들처럼 사람들의 선택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비참하다면 그 인생은 시작부터 비참한 것이나 다름 없다.


화려한 노후, 비참한 노후, 우아한 노후, 진부한 노후...

화려한 노후를 위하여 은퇴 후에 얼마가 필요할까? 자본주의에서 우아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얼마가 있어야 한다고 많은 금융기관 은퇴 연구소들이 열심히 계산하여 알려준다. 그렇지만 다 부질없는 짓이다. 은퇴 후에 얼마나 생존할지 아무도 모른다. 은퇴 후에 무엇을 하고 살지는 자신 밖에는 모른다. 그것도 은퇴한 후에야 아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돈의 가치는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오늘의 1억과 10년 후의 1억은 그 가치가 다르다. 학문적으로는 이자때문에 그렇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저금리 아니 제로금리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단 말인가? 평균수명을 가정할 것이다. 이미 은퇴한 사람들의 생활비를 평균낼 것이다. 결국 얼마나 살지, 무엇하고 살지와 미래의 금리조차 가정하고 계산하는 것이 어떻게 나의 노후와 일치할 수 있겠는가? 특히 얼마나 살지를 모른다는 것이 가장 결정적인 변수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은퇴 후에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아이들도 다 출가했는데 살던 집에서 살고, 이제는 딱히 갈 곳도 없는데 자동차를 소유할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은퇴하면서 집을 줄이고 씀씀이를 줄이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한다. 은퇴한 이후에도 예전과 같은 생활비가 소요된다고 항변한다. 오히려 은퇴하면 시간이 많아져 시간을 보내기 위한 비용이 더 들 것이라고 걱정한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변화를 싫어하고 불편해 한다.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이고 싶은 인생을 살기 위해 고민하고 애쓰는 것은 아닐까?

나는 게으르고 낙천적이다. 오늘 같이 좋은 날이 매일 계속된다고 생각하며 산다. 그러나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절대 그럴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안다면, 얼마나 열심히 계획을 세워 하루하루를 열정적으로 살지 않겠는가?

이번 겨울에 무엇을 할까 하고 지난 여름 말미에 친구와 비행기표를 검색했다. 배낭여행에서 가장 큰 목돈이 들어가는 것이 왕복비행기표다. 일단 목적지 후보를 나열했다. 아테네(그리스), 카이로(이집트), 요하네스버그(남아프리카공화국), 카사블랑카(모로코) 등등... 어느 곳이라도 상관없다. 적정한 가격의 비행기표만 찾을 수 있다면 이번 겨울 목적지가 정해지는 것이다. 여기서 적정한 가격이란 상당히 주관적이다. 나이로비, 이스탄불, 그리고 남미를 갔던 최근의 경험에서 적정한 가격이 마음 속에 정해져 있다. 결국 이스탄불 경유하는 카사블랑카 왕복 터키항공표를 구입했다. 적정한 가격의 비행기표로 인하여 이번 겨울 모로코에 3주 존재함이 정해졌다.

화려한 노후를 위해 이 방부터 정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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