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희-
사랑받는 법을 몰랐지만 간절히 사랑받고 싶은 아이였던 나, 상처받는 게 두려운 어린 내 영혼은 늘 혼자 우는데 익숙했어요 나에게 행복이란 오래 엎드려 찾아야하는 네잎 클로버처럼 갖기 어려운 거였어요 그런데 이상하죠 언제부턴가 당신의 따뜻한 눈빛이 덮어둔 내 마음을 읽어주길 자꾸 기다려요 세상에 와 처음 배운 말처럼 더듬거리며 당신의 이름을 조용히 불러보는 일,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사랑이란 건 고작
-호진-
내 귀가 이상해졌나 봐요 곁에 오지 말라는 말이 제발 나를 안아달라는 말로 들려요 당신의 언어는 너무 어려워서 내가 아는 세상의 말을 다 지워버려요 내 심장은 당신 앞에 서면 해독할 수 없는 소음으로 가득하죠 나의 서툰 오역을 용서해요 자꾸 벌어지는 마음의 틈새로 추락할까 봐 나는 당신의 손을 놓으려 해요 하지만 차가운 다짐의 말은 해가 뜨기도 전에 녹아버리겠죠 하염없이 당신의 등을 바라보는 일,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사랑이란 건 고작
-무희-
다정은 나를 속절없이 무너지게 해요 어쩌면 나는 상처의 혈흔을 하얀 인연의 눈길 위에 찍으며 세상 어디에 숨어도 나를 찾아달라고 보채고 있죠 심술궂은 농담과 거짓말로 내가 아닌 척 마음을 숨겨도 심연을 읽는 당신의 눈빛은 단단한 내 슬픔을 꿰뚫어 봐요 당신이라는 불빛을 향해 걷다 어느 순간 그 불이 꺼지면 어둠 속을 혼자 오래 헤매게 될까 봐, 난 언제나 일어나지 않을 일을 미리 두려워하죠 오늘의 사랑보다 아직 오지 않은 이별의 문장을 먼저 읽고 숨죽여 울어요, 이런 나라도 괜찮은가요?
-호진-
나는 당신의 언어를 아직도 다는 모르겠어요 막막함으로 마음이 타버리는데 멈추지 못하는 건 아무도 곁에 없는 얼음불꽃같은 당신이 너무 추워 보여서죠 상처의 틈새로 스며들어 아픈 기억들을 안아주고 싶어요 슬프면 울어요 거짓 웃음을 짓지 않아도 돼요 불완전한 나는 완벽한 내일을 약속할 수 없어요 고작 내가 줄 수 있는 사랑이란 떨리고 흔들리는 작은 불빛이지만 , 이런 나라도 괜찮다면요
-오로라처럼, 우리-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에 닿기 전 우린
주파수가 맞지 않는 외로운 영혼이었겠죠
멀리 날아온 마음이 부딪히고 부서지고
끝내 운명처럼 이렇게 하나가 되기까지
빛처럼 일렁거리는 오로라, 저 오로라
잠시 반짝이다 사라진 대도 괜찮아요
우리
흔들리며 천천히 걸어가요
더듬거리며 서로를 읽어요
세상에 없는 언어로
하늘에 남긴 사랑
눈부신 빛의 문장,
오로라처럼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