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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음날 Aug 05. 2023

인생은 소풍이 맞다.

나는 매일매일이 달랐으면 했다. 

인생이 다이내믹하고 재미있는 하루가 되기를 바랐다. 

지겨움을 선척적으로 참지 못하는 성향, 천성이라고 생각했다. 

마음대로 살아도 마음 내키는 대로 살아도 나만 좋고 행복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인생은 소풍이라지만 소풍에도 정해진 시간표는 있었다. 

히피가 되어 살고 싶지는 않았다. 자유와 방종은 다른 거니까.

나는 나 편리한 대로의 선택적 자유 앞에 어쩌면 비굴해 보일지 모를 삶의 양태를 보이며 살았는지도 모른다. 


스스로 깨우치지 못한 배움은 한낱 유희와 다를 바가 없다. 

보고 아는 정도에 그치는 책 속의 지혜는 영화 속 대사처럼 느낌을 주고 재미있지만 공허할 뿐이다. 

삶으로의 접점을 만들어내고 행동으로 이끌어 내는 것은 책을 읽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의 그 무엇인가 이다. 지혜는 쓰이지 않으면 마치 쓰지 않고 금고에 넣어둔 현금과 같다. 

다만 안다고 현명하거나 지혜롭지 않은 것이다. 

생활에 적용하고 나와 가족을 그리고 세상을 이롭게 해야 지혜는 그 소임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혼자만 덕을 쌓아 열반에 들더라도 훗날 노년이 되기 전에 세상에 가르침을 전파하고 떠나야 한다. 

평생을 동굴에 틀어박혀 수행만 하고 돌아가신다면 존경의 이유가 그다지 없다.

그는 인내심이 많은 고행자였을 뿐이다. 혼자만의 유희로 남은 인내는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행동으로 뭔가를 옮기다는 것은 실천보다는 단절을 선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소위 매일 술을 진탕 마시는 습관을 가지고 불규칙하게 사는 사람이 정기적으로 봉사를 다니는 것은 언제든 불참의 사유를 가지고 사는 것이다. 

이것은 봉사의 궤를 해칠 요량이 언제든 펼쳐짐을 의미한다. 

이로운 일을 행할 것이라는 계획이 선함을 구분 짓지는 않는다. 

선함은 결과론이다. 의도만 가진 것으로는 선하다고 하지 않는다. 


행동을 규율로 제어하면 정신이 맑아질 명분이 된다. 

정신이 맑아진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 매사 모든 것의 앞뒤에 감사한 마음을 붙일 수 있다. 

- 조급함을 버릴 수 있다. 

- 타인을 비난하거나 험담하지 않는다. 

- 불만을 점유하거나 불평하지 않는다. 순리가 있으리라 짐작하며 기다린다. 

- 남 탓, 세상탓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내 탓이다. 

- 부정적인 생각에 함몰되거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막아낸다. 

- 걱정할 시간에 다른 것을 한다. 

- 부정적인 과거를 잊는다.

- 말이 줄어든다. 

- 사람을 가려 만나고 전화통을 붙잡고 허송세월 하지 않는다. 

- 선하게 살기로 결심한다. 

- 매일 죽음을 받아들이고 후회 없이 살기를 기원한다. 

- 나를 돌보고 가정을 돌본다. 


나는 끌어당김을 통해 나 스스로를 완전한 변화의 영역으로 몰아넣었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 변화에는 필연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 조급해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 세포 하나하나를 곱게 갈아내어 다시 반죽하고 형체를 만들어 가마에 다시 구워 내는 중이다. 

- 나는 나의 변화가 당연하다고 느껴지며 이질감이 없는 상태에 이르기까지 기다리는 중이다. 

- 나는 세상 누구보다 게으르고 느리게 살며 모든 행복과 자유를 느끼는 중이다.

- 우울증은 사라졌으며 걱정인형의 시간도 줄었다. 

- 다만 분노와 망상은 도무지 사그라들지 않는다. 늘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틈만 나면 나를 덮친다. 


매일 똑같이 산다. 

주 7일의 개념이 없어졌다. 

매일 쉬고 매일 일하고 매일 행복하고 매일 나를 돌아본다. 

인생은 소풍이 분명하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표가 있고 언젠가는 귀가를 해야 한다.

소풍 같은 인생을 재미있게 보내려면 체력이 필요하다.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향한다.

친구들과 어울려 협동게임을 한다. 

둘러앉아 도시락을 까먹는다. 

장기자랑을 한다. 

보물 찾기를 한다. 

자리를 정리하고 집으로 향한다. 


인생은 소풍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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